알카에다 연계세력인 '알누스라 전선'의 파생조직
이들리브 거점 대원 수천명…IS처럼 이슬람율법 강요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쇠퇴하면서 새로운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테러 감시단체 등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러 단체들의 인터넷 활동을 감시해 온 '시테 인텔리전스그룹'(SITE Intelligence Group)에 따르면 시리아 서북부 이들리브에서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이란 강력한 무장조직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 단체는 서방의 지지를 받는 시리아 반군과도 전투를 벌이며 통제 범위를 확대하는 중이다.
통제 지역에서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적용하고 주민 이동과 물건 매매 때 세금을 매겨 수입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 단체의 최고 지도자 아부 모함마드 알줄라니는 지난 1월 연설에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정복하고 시리아 전역에서 이슬람 통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고 SITE는 전했다.
이 단체는 또 이들리브에서 4개월간의 전투 끝에 지난 2월 IS 산하 조직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지난달에는 이들리브 주와 북부 알레포 주의 25개 마을을 점령하고 탱크와 장갑차도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달에는 홈스, 하마, 알레포 등지에서 대포와 저격수를 동원한 시리아 정부군과 교전을 치르기도 했다.
이 단체는 시리아 내 알카에다 연계단체 '알누스라 전선'의 파생 조직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현재 이들리브를 거점 삼아 수천 명의 대원을 두고 있다.
중동정책을 연구하는 미국 워싱턴의 타흐리르연구소의 하산 하산 연구원은 "그 지역은 서방 강대국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곳 같다"며 "지하디스트들이 지금 그곳에서 허니문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리브 현지 주민은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이 자신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IS가 운영했던 비슷한 형태의 종교 경찰 조직을 꾸렸다고 전했다.
주민에 따르면 이들은 또 초반에 이슬람 성전 쿠란 구절을 암송한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주며 환심을 사기도 했지만 갈수록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흡연 금지 차원에서 물담배 파이프를 끊어버리는가 하면 의류상점 주인들에게는 마네킹의 머리에 천을 씌우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미용실에는 화장품을 버리라고 통보했다.
서로 관련성이 없으면서 교제를 한 남성과 여성이 감옥 생활을 하기도 했고 알다나 마을의 한 대학교는 남녀 혼합반이 있다는 이유로 작년 폐교됐다.
이들리브의 한 청년은 "우리 사회가 보수적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이들리브에는 최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잔인한 공격을 받은 다마스쿠스 인근 동(東)구타로부터 탈출한 약 5만 명이 도착했다. 이들 중에는 반군 대원들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이들리브에서는 다양한 극단주의 사상을 지닌 무장 대원들이 뒤섞인 채 번성했고 온건 성향의 반군 세력은 시리아 북서부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서방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분석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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