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흉어'꽃게·젓새우가 금값…작년의 2~3배

입력 2018-04-19 10:46   수정 2018-04-19 10:56

'최악의 흉어'꽃게·젓새우가 금값…작년의 2~3배



(신안·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봄 바다가 이상하다.
씨가 말랐는지 3∼4월에 한참 잡혀야 할 젓새우(춘젓)는 찾아볼 수가 없고, 제철을 앞둔 꽃게는 어획 부진으로 값이 오를 대로 올랐다. 한마디로 '금값'이라는 말이 절로 난다.
국내 최대 젓새우 위판장 중 하나인 전남 신안수협 북부지점은 요즘 어민들의 한숨 소리가 가득하다.
위판장에는 값을 잘 받을 수 있는 춘젓 대신 하품 새우젓(돗대기)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20일 위판 예정인 새우젓 600드럼(드럼당 200~250㎏) 가운데 춘젓은 겨우 10드럼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올해 3월초 시작된 신안수협 춘젓 위판량은 19일 현재 60드럼. 어획이 시원치 않을 때도 이맘때쯤이면 300드럼 이상은 됐는데 올해는 '최악의 흉어'라고 중매인들은 혀를 내두른다.
흉어로 춘젓은 부르는 게 값이다.
1드럼 가격이 430만원으로 예년(100만∼200만원)보다 최고 3배 이상 비싸다.
다음 달 초 끝날 춘젓 어황이 호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남희현 신안수협 북부지점장은 "참새우 어획이 부진해 일부 어민은 조업을 축소하거나 다른 어종을 잡기 위해 먼바다까지 나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어획 부진으로 신안, 영광 일대에서 새우를 잡고 있는 어선 300여 척 가운데 상당수는 다른 어종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 해역 꽃게잡이도 비상이 걸렸다.



어민들은 3월부터 터져야 할 꽃게가 잡히지 않아 두 달 정도 빈 통발만 걷어 올렸다고 한다.
하루 평균 400∼500t 잡혔지만, 최근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온이 조금씩 오르면서 꽃게잡이는 점차 어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가격은 아직 내려갈 줄 모른다.
진도군수협 서망사업소 경매가는 ㎏당 4만원 정도로 평년(2만 5천원)보다 배 가까이 올랐다.
진도수협 관계자는 "지난겨울 이상 한파 영향으로 꽃게 주 어장인 수온이 평년보다 2도가량 낮아져 꽃게 유생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어획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진도 봄 꽃게는 육질이 단단하고 속이 꽉 차고 비린내가 나지 않아 간장게장 등으로 인기가 높다.
chog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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