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연구자 아스페르거는 나치 부역자…장애인 말살계획 가담

입력 2018-04-19 11:20  

자폐증 연구자 아스페르거는 나치 부역자…장애인 말살계획 가담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밝혀낸 오스트리아 출신 소아과의사 한스 아스페르거(Hans Asperger, 1906-1980)가 2차 대전 중 나치가 장애아동들을 살해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명칭으로부터 그의 이름을 삭제하라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자폐증 증상은 아스페르거가 지난 1944년 처음 발표했고 1981년 영국 정신의학자 로나 윙이 이 증후군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오스트리아의 의료사학자인 헤르비히 체흐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아스페르거는 나치 당원은 아니었으나 나치 체제에 부역했을 뿐 아니라 나치의 안락사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스페르거는 중증 장애아동들을 빈의 악명높은 암 슈피겔그룬트 병원으로 보내 약물 과다 주입으로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 의과대학의 체흐 교수는 "오랫동안 개인과 환자 파일을 조사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아스페르거는 나치에 부역하고 그 대가로 경력상 기회를 보상받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실은 관련 전문지 '분자 자폐증 저널'에 게재됐으며 공동저자인 케임브리지대의 사이먼 바론-코언은 "소아과와 아동정신의학 분야에 값진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의사가 나치의 혐오스러운 우생학과 안락사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일부 논란을 감수하고 이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역시 공동저자인 뉴욕 마운트 시나이 의학대학원의 조지프 복스봄도 "체흐의 글을 통해 아스페르거가 당시 여건에서 생존을 위한 차원이 아닌, 사회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표적으로 나치 상사들과 공모했음을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반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아동·청소년정신의학자인 앤터니 베일리 교수는 당시 시대적 상황을 참작해야 한다며 아스페르거를 옹호하고 나섰다.
당시 나치 독일의 의사 대부분은 나치 당원이었고, 또 일부 가톨릭 주교와 망명단체들을 제외하고는 정신 및 지체 장애인들에 대한 나치의 안락사 프로그램에 반대가 거의 없었음을 지적했다.
영국 자폐증학회의 캐럴 포베이는 아스페르거에 대한 나치 부역 사실 공개로 그의 이름을 딴 아스퍼거 증후군을 겪고 있는 영국 내 70만 자폐 장애인 가족 간에 큰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자신들이 겪고 있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고통스러운 역사로 오염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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