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성공 위해 뭐든 하겠다"…김정은과의 담판에 '자신감'
"제대로 굴러가면 역사적 순간 그 이상 될 것"…긍정적 시그널과 경고장 동시에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달로 예상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역사적 담판'을 앞두고 강온 양면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다 걸기(올인)에 나서겠다고 공언하면서도, 원하는 대로 회담이 진행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판'을 깨겠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가장 큰 우려사항인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획기적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협상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담판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몇 주 후에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해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못 박은 뒤 정상회담에 대해 '큰 성공', '북한과 세계를 위한 엄청난 일'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달 초 복심인 현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내정자와 김 위원장 간에 이뤄진 '극비 사전면담' 결과로 봤을 때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 먼 길 을 왔다"며 전임 정권들이 북핵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을 탓한 뒤 "우리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제재와 그 외에 많은 일을 했고, 그토록 큰 충격파를 가져왔다. 그(김정은)의 아버지가 됐든 할아버지가 됐든 아들이 됐든, 그(북한) 정권과 이 정도 상태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고 자평했다.
특히 "역사적 순간이며 제대로 굴러간다면 아마도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성공적 회담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훌륭한 만남'이라고 표현한 '폼페이오-김정은' 채널에서 이뤄진 탐색전의 불씨를 본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이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날은 비핵화와 함께 '평화'라는 화두도 무게있게 거론된 것이 주목된다. 기자회견에서는 '한반도 전체(남북한)가 안전과 번영, 평화 속에서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평화로운 핵 없는 한국을 향한 꿈', '더 큰 안전과 번영, 평화를 향한 노력' 등 '평화'라는 단어가 세 차례 언급됐다.
전날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간에 진행되는 '종전' 논의를 확인하며 공개적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의 연장선에서, 비핵화와 동전의 양면과 같은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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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종전선언 등을 포함하는 평화체제 구축은 비핵화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북측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 문제와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언급은 '폼페이오-김정은' 채널 간 사전조율에서 어느 정도 관련 논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고정불변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이 같은 목표달성이 어려울 경우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최대한의 압박'을 내세우고 있는 아베 총리의 손을 다시 잡으며 굳건한 대북 공조도 재확인했다.
성공할 것 같지 않으면 아예 회담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회담장에 가더라도 "결실이 없다면 정중하게 (회담장을) 떠나겠다"는 것이다. 특히 "(회담장에서 나와) 우리가 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채 시간벌기만 시도한다면 언제든 판을 깨고 나와 '군사행동'을 포함한 초강경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열어두며 사전 경고장을 날렸다.
'세계 전역에서의 핵무기 종식'을 내걸고 전임 정권들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최대 압박 작전의 지속 입장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이 문제에 있어 탄력적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VID를 달성할 경우 북한에 밝은 길이 있다"는 그의 말대로 북한이 어떤 미래를 맞게 될지는 비핵화 진정성에 따라 그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강력한 경고음을 보낸 셈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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