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물 출간, "국가 경영을 산문으로 쓴 인물"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알렉산더 해밀턴(1755 또는 1757∼1804)의 전기 '알렉산더 해밀턴'이 출간됐다.
미국 시사평론가이자 비즈니스 전기 작가인 론 처노가 쓴 전기는 2만2천쪽 분량의 편지와 일기, 법적·사업적 문서, 해밀턴이 쓴 50여 편의 사설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밀턴 일대기를 세밀하게 재구성했다. 전체 1천428쪽 분량 중 주석만 약 100쪽에 이른다.
해밀턴은 미국 초대 재무부 장관을 맡으며 예산 제도와 조세 제도 정비, 중앙은행 설립, 연안 경비대 창설 등 미국 재무구조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헌법 해설문인 '연방주의자'(The Federalist) 상당 부분을 집필한 인물이기도 하다.
카리브 해 작은 섬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그는 독립전쟁에 참전해 조지 워싱턴 최측근 참모로 활약했다. 조지 워싱턴이 대통령이 된 뒤 토머스 제퍼슨과 함께 내각 핵심축으로 활동했다.
강력한 정부를 지지한 그는 작은 정부를 주장한 제퍼슨과는 경쟁자였지만 1801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제퍼슨을 지지했다.
1804년 당시 부통령 에런 버와의 결투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해밀턴은 미국에서 워싱턴이나 제퍼슨 같은 다른 건국의 아버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인물이기도 했다. 이 책이 출간되면서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해밀턴을 중심으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를 소재로 한 뮤지컬 '해밀턴'이 만들어졌다. '해밀턴'은 2016년 미국 연극·뮤지컬 분야의 아카데미상 격인 토니상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을 수상했다.
저자는 해밀턴이 미국 역사상 대통령에 오르지 않은 정치적 인물 중 가장 중요한 존재일 뿐 아니라 심지어 수많은 역대 대통령보다 더욱 크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한다.
"제퍼슨이 미국 정치 담론의 정수가 될 만한 시를 썼다면, 해밀턴은 미국이라는 국가의 경영에 대해 산문을 쓴 인물이다. 다른 그 어떤 건국의 아버지들도 장래 미국의 정치적·군사적·경제적 국력에 대해 그토록 명확하고 선지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했으며 국가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그토록 기발한 메커니즘 역시 제시하지 못했다."(프롤로그 중)
21세기북스 펴냄. 서종민·김지연 옮김. 1천428쪽.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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