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북한 정보 수집·분석·정책수립·협상 전문가…한국어 능통
2012년 오바마 행정부의 2차례 대북 비밀접촉 때도 방북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중앙정보국(CIA) 국장 신분으로 극비 방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미국 측 수행원 가운데 시드니 사일러 전 국무부 북핵 특사(6자회담 차석대표)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센터 연구원이 18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주장했다.
사일러는 지난 2012년 4월과 8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정권과 시도했던 2차례 비밀 접촉이 이듬해 밖으로 드러났을 때 등장한 인물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 언론에 보도된 그의 직책은 2016년 주한미군사령부의 북한 담당 선임 분석관 겸 선임 정보관. "아마 이번엔 국무부 모자를 썼을 것"이라고 루이스 연구원은 추측했다.
CIA 출신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무부, 국가정보국장(DNI)실 등을 40여 년간 두루 거치며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 분석, 정책 수립, 대북 접촉과 대화, 협상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 북한 전문가다.
주한미군사령부 근무 이전에 한국에서 12년을 보내며 연세대에서 학위를 따고 한국인 부인과 결혼했다. 한국어 강연이 가능할 정도로 한국어가 능통하다. 북한의 김일성이 일제 강점기 항일투쟁 경력의 신격화를 통해 북한 정권을 수립한 과정을 분석한 '김일성 1941-48'이라는 저서도 있다.
사일러가 2012년 극비 방북했을 때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책임자로 있을 때였다. 그해 2번째 방북 때는 조지프 디트라니 DNI 북한담당관과 함께 갔다. 그는 2011년 CIA에서 백악관으로 파견돼 2014년 8월까지 근무하다가 6자회담 특사로 옮긴 후 이듬해 DNI로 옮겨 정보 업무로 복구했다.
그가 2016년 주한미군사령부 대북 정보 최고책임자로 등장한 것에 대해 당시 북한의 도발로 인한 한반도 군사 정세의 엄중함을 반영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부족하다던 미국 정부의 한반도 전문인력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더욱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사일러는, 이번에 루이스 연구원의 장담대로 폼페이오 방북단에 들어 있었든 아니든 얼마 남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내 한반도 실무 책임자급으로서 부각될 전망이다.
사일러는 북핵 특사 때인 2015년 7월 이란 핵협정 타결과 관련, 한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는 협상이 가져다 줄 가치와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장과) 다른 길을 택하기로 결정하면 미국이 보여줄 수 있는 유연성을 과시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었다.
2014년 아산정책연구소 주최 토론회, 2010년 한미연구소(ICAS) 주최 강연 등에서 북한의 '나쁜 행동'에 보상은 없다면서도 비핵화 문제의 협상을 통한 해결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했다
아산정책연구소 토론회에선 제네바합의, 6자회담, 2012년 북·미간 2.29 합의 등에 대해 "실패했다고 말하기보다는…배워할 교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버리고 국제사회에 편입하는 게 낫다는 계산을 하도록 "더 강한 채찍과 더 싱싱한 색의(oranger) 당근"을 북한에 제시하는 것을 국제사회의 과제라고 말했다. `최대 압박과 최대 관여' 정책인 셈이다.
루이스 연구원은 폼페이오가 "아마도 2014년 (방북해 억류 미국인 2명과 함께 귀국한) 제임스 클래퍼 당시 국가정보국장이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과 만들었던 채널을 물려받았을 것"이라며 "그 채널은 미국이 북한과 열어놓고 있는 몇 안되는 채널 중의 하나로, 그대로 유지한 것은 잘 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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