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행 적극 은폐하고 피해자 탓하는 등 양심 가책 안 느껴"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과거에 빚을 진 적이 있는 채권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차와 가방까지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중국인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정창근 부장판사)는 살인과 절도,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의 김모(44)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서울의 한 호텔 카지노 지하주차장에서 A(64·여)씨를 살해한 뒤 경기도의 한 농수로 배수구 안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당일 자신의 차 안에서 김씨와 대화를 나누다 변을 당했다. 경찰과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김씨에게 4차례 정도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A씨의 차를 몰고 가서 시체를 유기했으며 차 안에 있던 지갑과 전자기기 등을 훔쳐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중국에서 강도살인죄로 복역 후 2014년 출소했으며 그해 12월 한국에 들어왔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범행을 저질렀다"거나 "500만원을 빌려주는 대가로 차와 가방 등을 담보로 받았다"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는 범행을 적극적으로 은폐했고, 사건 발생 직전 계좌에 남아있는 돈이 거의 없어 피해자에게 빌려줄 돈이 없었다"며 "범행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려는 태도를 보이는 등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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