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외신종합) 쿠바의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권력회의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단독 후보로 추천된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을 선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쿠바에서 지난 1959년 혁명 이후 처음으로 '카스트로'라는 성을 쓰지 않는 지도자가 탄생했고, '혁명 후 세대'가 집권하게 됐다.
전국인민권력회의 의원 605명은 전날 오후부터 비밀 투표를 거쳐 디아스카넬을 차기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디아스카넬은 올해 57세로 쿠바 혁명 이후에 태어났고 개혁·개방에 긍정적이며 실용주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33세 때인 지난 1993년 공산당에 가입해 2009년 고등교육부 장관을 역임하고 2013년 국가평의회 부의장에 임명됐다.
한편,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2006년 지병으로 47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난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으로부터 권력을 넘겨 받은 뒤 지난 12년간 쿠바를 이끌어왔다.
라울은 통치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오는 2021년까지 공산당 총서기직을 맡기 때문에 퇴진 이후에도 국민과 군부의 지지를 토대로 '수렴청정'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 의장인 디아스카넬이 일상적인 결정을 내리겠지만, 라울이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거시적인 정책을 사실상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쿠바에서 라울이 권력 서클에 남아 있는 한 단기적으로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며 과거 라울이 추진했던 것처럼 개혁이 점진적이고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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