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이브로 구원왕 경쟁에서 한발 앞서…"여전히 목표는 블론세이브 최소화"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우리 팀 후배 투수들 대단하다고."
정우람(33·한화 이글스)은 2018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화에 좋은 젊은 투수가 많다. 기대하셔도 좋다"며 서균(26), 박상원(24), 박주홍(19)을 예로 들었다.
정우람의 눈은 정확했다. 정우람이 꼽은 젊은 투수 3명은 현재 한화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팀이 20경기째를 치른 1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우람은 "내 예상이 맞지 않았나"라며 또 후배들 칭찬에 열을 올렸다.
한화 신예 불펜들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그러나 '당연해서 잊고 있는 것'도 있다.
바로 완벽한 마무리 정우람이다.
올 시즌을 시작하며 정우람은 "아마도 지킬 수 없는 목표겠지만, 세이브 기회에 등판하면 모두 지켜내고 싶다"고 '블론 세이브(세이브 실패) 0개'를 목표로 정했다.
아직 정우람은 목표를 지켜가고 있다. 정우람은 19일까지 9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6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올렸다. 세이브 기회는 6번이었고, 모두 승리를 지키며 구원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정우람은 "운이 따랐다. 실점하면서 세이브를 거둔 경기도 있지 않나"라고 자신을 낮췄다.
지난 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하지만 세이브 기회에 등판해 실점한 건 롯데전이 유일했다. 이때도 외야수 실책이 나오는 부담 속에서도 경기를 마무리했다.
세이브 경쟁은 치열하다. 5세이브를 올려 공동 2위를 달리는 투수만 4명(함덕주, 김강률, 정찬헌, 조상우)이다.
그러나 마무리 투수의 제1 덕목인 안정감은 정우람이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세이브 3개 이상을 거둔 투수 중 블론세이브가 없는 투수는 정우람과 함덕주(두산 베어스)뿐이다.
피안타율은 0.143으로 마무리 투수 중 압도적인 1위고, 피장타율은 0.250으로 조상우(넥센 히어로즈)와 공동 1위다. 정우람이 올 시즌 8이닝을 소화하며 허용한 장타는 세이브 상황이 아닌, 팀이 밀린 상황에서 등판한 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내준 최정의 솔로포 한 개다.
완벽한 제구력은 숫자가 증명한다. 정우람은 삼진/볼넷 비율이 11.0이다. 삼진 1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단 한 개만 허용했다. 정우람은 올 시즌 스트라이크 70.1%, 볼 29.9%의 완벽한 비율도 뽐내고 있다.
정우람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1이닝만 맡겨주셔서 편안하게 던졌다. 나보다 앞에 나오는 불펜진이 더 잘하고 있다"고 공을 코칭스태프와 동료에게 돌렸다.
하지만 이 기세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강하다. 정우람은 "이제 몇 경기를 치렀다고, 벌써 만족하겠나"라며 "팀이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다. 팀도 나도 마무리까지 잘했으면 한다. 매 경기 잘 막아서 블론세이브를 최소화하고 싶다"고 바랐다.
개막을 앞두고도, 시즌 초에도 정우람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남은 시즌, 정우람의 활약을 의심하는 이도 거의 없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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