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경제신탁통치 종식…유로존·IMF, 구제금융기 연장않기로

입력 2018-04-20 10:13   수정 2018-04-20 20:00

그리스 경제신탁통치 종식…유로존·IMF, 구제금융기 연장않기로

8년간 잔혹한 긴축 뒤 올해 8월 프로그램 만료 예고
그리스 치프라스 정권도 원해…향후 채무경감 방안 등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그리스가 무려 8년 동안이나 이어진 국제채권단의 혹독한 구제금융 신탁통치 체제에서 벗어난다.
마리우 센테노 유로그룹 의장은 19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은 8월 만료될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더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그룹은 EU에서 유로화를 통화로 사용하는 19개 회원국 재무장관 협의체다.
센테노 의장은 "우리 공동의 목표는 이 프로그램을 예정된 시간 안에 마무리 짓는 것"이라며 "데드라인을 변경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스는 2010년 재정위기로 국가부도 사태에 몰린 이래 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아 나라 살림을 꾸려왔다.
그리스는 채권단 요구로 재정지출, 임금삭감, 세금인상, 공기업 민영화 등을 추진했다. 이런 구제금융 체제 만료일이 오는 8월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좌파정부도 구제금융 체제의 신속한 종료를 원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치프라스 정권이 구제금융 체제 탈출을 정치적으로 포장해 추락하는 국정 지지도를 끌어올리려는 복안을 품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센테노 의장은 "그리스 당국도 8월 구제금융 프로그램 탈출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로존과 IMF는 이번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회의를 열고 그리스 구제금융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센테노 의장은 19일 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세미나에서 "워싱턴 회의에서는 구제금융을 연장하는 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는다"며 "부채경감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센테노 의장은 "부채경감과 관련해 내릴 결정이 아직 남아 있다"며 "이들 결정은 중장기 부채구조,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등 앞선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지니고 있던 일반적인 감시 체제에 맞춰 틀이 짜였다"고 설명했다.
그리스는 2010년 이래 유로존으로부터 2천억유로(약 263조원) 이상을 빌렸다. 부채 규모가 천문학적이라 채권자들은 그리스의 부채 상환 능력을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유로존 국가는 구제금융 졸업 후 외부 감시가 느슨해지면 그리스 재정 상황이 다시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연합(EU) 조세담당 집행위원은 "구제금융 프로그램 이후 처리방식에 대해 합의할 필요가 있다"며 "변형된 새로운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아니라 개혁 이행, 건전한 재정 정책 추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스의 채무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IMF 대출 자금을 유로존 자금으로 대체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IMF 대출 자금 이자가 일반적으로 유로존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또 대출 만기나 유예 기간 연장 등도 검토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워싱턴 회의에서는 채무 경감 방안 논의가 완전히 마무리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회의 관련 관료의 말을 빌려 오는 6월까지는 채무 경감에 대한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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