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내 추모물품 보관장소 마련때까지 내부철거 연기
(안산=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세월호 배 모형과 추모 리본 등 분향소 내부 물품을 작업자들이 소홀하게 다뤘다는 유족들의 반발로 일시 중단됐던 세월호 합동분향소 철거작업이 20일 재개됐다.
이날 오전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합동분향소에는 작업자 예닐곱 명이 분향소 가림막과 철제 구조물 철거작업을 진행했다.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던 냉난방 장치 실외기와 배관을 철거하는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철거 관계자는 "작업 시작 전에 시 관계자와 조율을 거쳐 시설물이나 물품에 훼손이 가지 않도록 천천히 작업하고 있다"라며 "가림막과 배선 제거작업은 오늘 중으로 마무리될 거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분향소 앞 컨테이너 창고에선 4·16기억저장소 관계자들이 내부에 보관된 추모 현수막과 피켓 등을 종류별로 박스에 담아 정리했다.
유족들은 철거작업을 지켜보며 가족 대기실 내부와 분향소 주변을 청소하는 등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한 유족은 "철거가 잠시 중단되긴 했지만, 추모공원 조성을 위해 분향소 철거가 필요하다는 유족들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라며 "유족들이 도울 수 있는 작업은 함께 도우며 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유족들은 합동분향소 철거작업 중 작업자들이 추모를 의미하는 노란색 리본과 조화에 달려있던 리본 등 일부 장례용품들을 쓰레기통과 폐기물함 등에 버린 것을 발견, 거세게 항의했다.
유족들이 제종길 안산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철거작업도 잠시 중단됐으나, 이날 오후 제 시장이 분향소를 방문해 사과하고 작업자 교체를 약속하면서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다.
시는 분향소 내부에 보관된 추모 물품들을 보관할 장소가 마련될 때까지 제단과 바닥 합판 등 내부 시설물 철거작업을 보류하고 당분간 주변 시설물을 우선 철거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유족들의 마음을 최대한 헤아려 실수가 없도록 철거작업을 천천히 진행할 계획"이라며 "시에서도 추모 물품을 보관할 장소를 계속 물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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