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아프리카가 빚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일부 국가는 빚더미를 감당 못 해 부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국가들 가운데 40%가 높은 채무 부실화의 위험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국가 비율은 5년 전보다 갑절로 높아진 것이다. 지난 10년간 원리금을 갚지 못한 국가는 8개로 2배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21세기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의 이자를 떠안고 있다며 세수 인상을 비롯한 채무 대책을 촉구했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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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기구나 채권국의 채무 경감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과거와 달리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상업 금융기관을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상업 금융기관들의 대출은 양허성 차관 등 공적개발원조(ODA)와 비교해 이자율과 만기 등 대부 조건이 나쁠 수밖에 없다.
1990년대 세계은행의 '최대채무빈국(HIPC) 부채 탕감 프로그램'을 집행한 마스우드 아흐메드 국제개발센터(CDG) 대표는 이런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부채비율은 HIPC 프로그램 운영 때보다 낮지만, 위험성은 커졌다"며 "더 많은 빚에 높아진 이자율과 짧아진 만기 등 상업적 조건이 달렸고 대출기관의 행태를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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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은 채워지지 않고 지출은 늘어나면서 빚만 쌓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이지리아, 차드, 콩고, 잠비아는 원자재 가격 약세로 고충을 겪어왔다. 원유와 철광석 수출에 따른 세입이 급감해서다.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잠비아 등은 큰 통화가치 하락으로 외화 조달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잠비크, 앙골라 등에서는 부정부패로 얼룩진 국영기업의 우발 채무를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IMF는 아프리카 저소득국가의 공공부채가 지난 5년 사이에 국내총생산(GDP)의 13% 규모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게다가 이자비용은 지난 10년간 갑절로 뛰며 세수의 20%를 차지했다.
IMF 관료들은 이번주 미 워싱턴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춘계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공공지출 효율성 증대, 공공투자 사업의 민간 부문 이양, 소비세 인상을 포함한 재정 건전화 계획의 전면 시행 등을 주문했다.
그러나 미 듀크대 듀크국제개발센터의 인더밋 길 교수는 "IMF가 훨씬 더 일찍 그런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며 "IMF와 세계은행은 경고음을 보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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