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특검 응하겠다" 입장에도…당내선 "확전안돼, 무대응" 기류
국회정상화는 고민…"한국당, 천막쇼 멈추고 돌아와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 야권의 특검 요구에 맞서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물론 김경수 의원이 전날 출마선언을 하면서 "특검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당 전체의 전략 등을 고려하면 굳이 이 문제를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 지도부의 판단이다.
다만 특검 카드를 수용하지 않고는 멈춰선 국회를 정상화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은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이 자리에서 야권의 특검 요구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찰의 수사가 이제 막 시작 단계인데 특검을 할 이유가 없다"며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려는 야당의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략기획 라인 역시 야당의 주장을 '정쟁용 특검'이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사법부와 경찰을 무시하는 것이자, 보수정권 하에서 검·경이 정권 눈치보기 수사를 했다는 점을 자인하는 것"이라는 대응을 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여기에는 특검이 실시되며 논란이 점점 거세질 경우, 경남지사 선거뿐 아니라 전체 6·13 지방선거 판세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당 관계자는 "특검을 하면서 야당에 공세 여지를 줄 이유가 없다"며 "당으로서는 무대응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4월 임시국회가 헛바퀴를 돌면서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상황에서, 특검을 둘러싼 대치가 계속될 경우 국회 정상화 역시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개헌뿐 아니라 일자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개혁법안 등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내 관계자는 "방송법 개정안 협상을 야당이 걷어찬 이상, 특검 말고 논의해 볼 카드가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원내 지도부는 당분간 '선(先) 경찰수사'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자유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할 방침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개헌밥상을 뒤엎었다. 개헌이 물거품이 된다면 20대 국회는 민주화 이후 최악의 '무능국회', 민심을 저버린 최악의 '배신국회'로 낙인찍힐 것"이라며 "명분없는 가출쇼를 멈추고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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