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째 스폰서비 못 받은 히어로즈…출구 안 보인다

입력 2018-04-20 12:42   수정 2018-04-20 14:41

2개월째 스폰서비 못 받은 히어로즈…출구 안 보인다
구단, 넥센타이어에 경영 정상화 방안 담은 보고서 제출
핵심은 지분 분쟁 정리…사태 장기화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서울 히어로즈가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로부터 벌써 2개월째 스폰서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은 20일 "3월에 이어 4월에도 스폰서비가 입금되지 않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2개월 치 스폰서비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해서 당장 구단 운영이 곤경에 처하는 건 아니지만, 메인스폰서와 표면화한 갈등은 다른 스폰서 사와 관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넥센타이어는 2010년부터 구단 이름에 '넥센'을 붙이는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해 회사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 시기 넥센은 박병호를 비롯한 스타 선수가 성장해 신흥 강호로 도약하면서 구단과 기업 모두가 승승장구하는 '윈윈 모델'을 야구판에 제시했다.
그러나 이장석 전 대표이사와 홍성은 센테니얼그룹 회장 간의 지분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둘 사이의 관계에 조금씩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전 대표이사가 횡령과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넥센이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넥센타이어 역시 젊고 역동적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었지만, 히어로즈 구단을 상징했던 인물인 이 전 대표이사가 범법자로 추락한 순간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이에 넥센타이어는 히어로즈 구단이 경영 정상화에 관한 확실한 의지를 보이기 전까진 스폰서비 지급을 유보한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주 경영 정상화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넥센타이어에 전달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보고서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후 스폰서비 지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히어로즈 구단이 근본적인 문제인 지분 분쟁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넥센타이어와 갈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을 거라고 전망한다.
2심 재판을 준비 중인 이 전 대표이사는 최근 70여억원 횡령 혐의에 대해 더는 무죄를 다투지 않기로 하고 항소를 포기했다.
법무법인 동안의 임상수 변호사는 "1심 판결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횡령 혐의가 걸린 금액을 이자까지 전액 변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 회장에 대한 투자 사기 혐의, 2010년 구단 이사에게 리베이트 성격으로 10억원을 지급했다는 혐의, 불충분한 담보를 받고 유흥주점 인수 과정에서 구단 돈 2억원을 부당하게 빌려준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할 예정이다.
이중 핵심은 홍 회장에게 지급해야 할 40%의 구단 지분이다. 이 전 대표이사는 주식만큼은 놓지 않고 버티고 있다.
넥센타이어가 말하는 구단 경영 정상화에는 지분 분쟁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고 히어로즈 구단에서 이 전 대표이사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까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히어로즈 구단 소속 선수와 직원, 그리고 팬들의 고통만 날로 무거워진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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