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사, '평화통일 기원' 초대형 괘불 제작

입력 2018-04-21 06:11   수정 2018-04-21 10:34

보광사, '평화통일 기원' 초대형 괘불 제작
'월인천강 영산회상 변상도' 28일 점안식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경기도 남양주 천마산에 있는 사찰 보광사가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초대형 괘불을 완성했다.
'월인천강 영산회상 변상도'라는 제목의 이 괘불은 길이 12m, 폭 6m 규모로, 여백까지 포함하면 길이가 13m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이다.
모시에 10년 이상 숙성된 한지를 7겹 배접했는데, 그림에 들어간 한지만 840장, 둘레까지 합하면 950장 정도 된다.
불화전문가 양승태 씨와 양 씨로부터 지도를 받은 신도 9명이 1년 7개월에 걸쳐 완성했다.
고려 불화 기법으로 그려진 이 괘불은 부처가 영산(천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하는 모습을 표현한 '영산회상도'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뜻과 가르침을 한 장의 그림으로 압축한 것"이라고 주지 가산 스님은 설명했다.
고려 불화 기법을 계승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현대 사회상을 반영한 점이 독특하다. 그림 속 사천왕들은 부처와 10대 제자를 외호하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각종 대량 살상 무기를 제압하고 있다. 그림 아랫부분에는 미국의 9·11테러, 환경오염, 광주민중항쟁, 촛불 혁명, 세월호 참사, 인종 간의 화합상, 인공지능(AI), 핵실험, 교회와 모스크 등을 형상화한 그림이 나열돼 있다.
가산 스님은 "위기에 처한 21세기 인류의 모습과 인류가 지향해야 할 궁극의 가치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은 모든 생명이 평등한 평화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지양하고, 무엇을 지향해야 할 것인가를 보는 이가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모든 폭력의 배격, 평화의 옹호,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화합입니다."
보광사는 오는 28일 괘불 점안식을 열 예정이다.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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