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이어 바른미래도 특검법 제출방침…평화당과 공동발의 협의
한국당·바른미래·평화당 23일 대표·원내대표 회동…야권공조 확대
민주 "지방선거용 정치 공세" 비판하며 반대…청와대도 '거리두기'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김동호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원의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에 대한 특검을 놓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심화하고 있다.
민주당이 '특검 불가론'을 고수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에 이어 바른미래당이 특검법안 제출 방침을 밝히고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던 민주평화당과 공동 행동을 논의하고 있어서다.
특히 바른미래당이 특검 도입 및 국정조사 추진을 위해 야4당 간 연석회의도 주장한 데 이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의 대표 및 원내대표가 23일 회동하기로 하는 등 야권공조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당은 20일 청와대 앞에서 긴급 의총을 열고 특검을 요구했다.
지난 17일 천막 농성에 들어가면서 '댓글조작 진상규명' 및 '김기식 황제외유' 특검법을 제출한 한국당은 18일에는 "특검 안 하면 국회 보이콧"(홍준표 대표)이라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고 전날에는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의총을 여는 등 대여 투쟁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으로 드루킹의 여론조작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면 문재인 정권은 국민적 저항에 거덜 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이날 특검법안 제출 방침을 밝혔다.
댓글조작대응 TF단장인 권은희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 댓글 활동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와 드루킹의 연계성과 대가성, 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역할 등이 기본적인 특검 대상"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평화당과 특검법안을 공동으로 제출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평화당도 기본 취지는 동의하고 있으며 법안을 보내달라고 해서 보낸 상태"라고 말했다.
호남 기반의 평화당도 전날부터 특검 요구로 당 입장을 전환했다.
조배숙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드루킹 사건을 보면 현 정권은 전 정권과 한 치도 다를 게 없다"며 "민주당 김경수 의원도 말이 자꾸 바뀌고, 경찰은 수사를 축소하고 은폐한 의혹이 있다"면서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평화당은 이번 주말에 한국당, 바른미래당과 특검 도입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평화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특검은 찬성이나 별도 특검법으로 할지, 상설특검으로 갈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바른미래당과 특검법을 공동발의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특검에 대해 경찰·검찰의 수사가 먼저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현재 시점에서는 특검을 진행할 만한 객관적 요건이 충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으로 특검은 수사 결과가 나오고 미진한 게 있으면 그때 판단하면 된다"면서 "경찰 조사에 현재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특검은 현재 수사당국이 엄정하게 수사 중으로 현재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그런데도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지방선거용 정치공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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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정의 의원모임'으로 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 정의당은 평화당과 달리 민주당과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국회 의석수로 보면 한국당(116명)과 바른미래당(30명), 민주평화당(14명)을 합치면 재적 과반이 넘는 160명으로 민주당(121명)과 정의당(6명)보다 더 많다. 다만 국회가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국회법에 따라 여야간 의사일정 및 본회의 안건 상정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특검이 국회 문턱을 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도 개인 의견을 전제로 "차라리 특검을 통해 털고 가는 게 낫다"는 말도 들린다. 나아가 드루킹 수사에서 계속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국민적 의혹이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할 경우 민주당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만약 국회가 특검을 처리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검은)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결정하는 것인 만큼 청와대는 국회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검 내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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