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성비 좋은 한류 콘텐츠에 빠지다

입력 2018-04-22 06:20   수정 2018-04-22 10:54

넷플릭스, 가성비 좋은 한류 콘텐츠에 빠지다
한국 첫 예능 '범인은 바로 너' 홍보에 집중…하반기엔 드라마 '킹덤'
YG엔터와 '유병재:블랙코미디', 'YG전자' 등 제작…방송사 긴장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 넷플리스가 가성비 좋은 한류 콘텐츠의 시장성을 확인하고 공격적 투자와 함께 다양한 실험을 이어간다.
아시아권에서 한류 콘텐츠 힘을 확인한 넷플릭스는 다음달 가동할 한국 상주팀을 통해 한류 콘텐츠의 수급과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또한 한국에서 제작한 첫 예능 '범인은 바로 너'를 5월4일부터 서비스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 시청자를 '현지 입맛에 맞게'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콧방귀를 뀌던 방송사들은 넷플릭스의 이같은 공세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 '범인은 바로 너'에 큰 기대…주 2회씩 서비스
넷플릭스는 '국민 MC' 유재석을 내세워 한국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버라이어티 예능 '범인은 바로 너'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SBS TV '런닝맨'의 주요 출연진과 '런닝맨'을 탄생시켰던 제작진이 손잡은 '범인은 바로 너'를 통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에서 호응을 끌어내겠다는 포부다.
이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기대치는 홍보자료 물량공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범인은 바로 너'에 대한 다양한 홍보자료를 쏟아내며 한국 시청자의 관심을 촉구한다.
10부작으로 제작된 '범인은 바로 너'는 매주 2편의 에피소드를 5주에 걸쳐 공개한다. 넷플릭스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인 '전편 동시 업로드'에서 벗어난 서비스 방식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22일 "미스터리 추리 예능이라는 콘텐츠의 특성상 전편 동시 업로드보다는 두 편씩 끊어서 공개하는 게 관심을 유발하는 데 유리할 것 같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범인은 바로 너'는 총 25개 언어로 자막이 입혀져 190개국 시청자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 YG엔터와 다양한 기획…"'유병재 : 블랙코미디' 반응 좋아"
넷플릭스는 양현석이 이끄는 YG엔터테인먼트와도 다양한 기획을 협의 중이다. 지난달 한 회로 선보인 스탠드업 코미디 '유병재 : 블랙코미디'는 호응이 좋아 두 번째 회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유병재 : 블랙코미디'를 영어 자막을 입혀 서비스했는데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호응을 확인했다"며 "곧 2회를 서비스할 것"이라고 전했다.
빅뱅의 승리를 내세운 예능 'YG전자'도 촬영 중이다. YG엔터테인먼트 내 가상의 본부를 배경으로 8개 에피소드를 담아낼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유병재, 대성, 아이콘, 위너, 산다라박, 지누션, 블랙핑크, 원 등 YG엔터 소속 아티스트가 게스트로 출연한다. K팝 스타들을 보유한 YG엔터의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한 기획으로, 올해 안에 공개 예정이다.
가뜩이나 다양한 플랫폼, 매체와의 경쟁에 치는 방송사들은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가 직접 한류 콘텐츠 제작에까지 나서자 긴장했다.
한 예능 PD는 "막강 자금력으로 무장한 넷플릭스가 스케일이 큰 예능을 제작할 경우 당해낼 수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첫 드라마 '킹덤' 이달 촬영 마무리…10월께 공개 목표
넷플릭스는 지난해 첫 한국 영화인 '옥자'를 내놓은 데 이어, 오는 10월께는 첫 한국 드라마 '킹덤'을 내놓는다.
김은희 작가, 배두나, 주지훈, 류승룡이 손잡은 6부작 '킹덤'은 지난 5일 포스터 촬영을 마쳤고, 이달 안에 촬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드라마인 만큼 후반 작업에 시간이 많이 필요해 10월께 공개가 목표다.
앞서 넷플릭스는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화유기', OCN '블랙', JTBC '맨투맨' 등 다른 방송사가 제작한 드라마를 동시 서비스하면서 아시아권에서 한류 드라마의 힘을 확인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특정 콘텐츠를 언급할 수는 없고, 전반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호응에 넷플릭스는 한국 상주팀까지 꾸리게 됐다. 상주팀 인원은 5~6명에서 시작해 10~15명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 사정을 잘 알고 작품 기획과 수급을 할 인력을 뽑아 제작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 아직은 작은 한국시장…"성장 가능성·콘텐츠 가성비 높아"
넷플릭스에 한국은 아직 작은 시장이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콘텐츠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유럽에서 자체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10억 달러(1조 6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의 두 배 규모로, 해외 매출이 안방시장인 미국을 앞지른 데 따른 결과다.
미국 시장과 영어권 중심이던 넷플릭스 사업이 다각화하는 셈인데, 이런 흐름에서 한국시장이 아시아권에서 점차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T는 올해 1분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740만 명 중 절반 이상인 550만 명이 비(非) 영어권에서 나왔다고 전했는데, 한국 가입자도 성장세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가입자 수는 영업 비밀"이라면서도 "한국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세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한류 콘텐츠는 무엇보다 가성비가 높은 게 강점이다. '옥자'는 제작비가 600억 원이라는 점이 한국시장에서는 엄청 큰 규모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비교하면 '저렴'하다. '킹덤' 역시 회당 제작비가 15억~20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회당 제작비가 100억 원을 넘는 미국 드라마 기준으로 보면 5분의 1 수준이다. 그럼에도 완성도가 높고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한류 콘텐츠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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