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이어 온 '루틴'…"야수들의 감각 느끼는 데 도움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1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9이닝 4실점 완투승을 따낸 양현종(30·KIA 타이거즈)은 등판 다음 날인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팀 훈련 시간에 글러브를 끼고 외야로 달려나갔다.
그는 타자들이 타격 연습 때 친공을 잡으며 30분가량 가볍게 땀을 흘린 뒤 팀 훈련이 모두 끝난 다음에야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보통 선발투수는 등판 다음 날 장거리 러닝과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푼다.
양현종은 4년 전부터 외야 수비훈련까지 훈련 스케줄에 추가했다.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양현종은 "큰 의미는 없다. (장거리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 모든 훈련이 끝난 뒤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라고 말했다.
외야 수비훈련이 그만의 비법은 아니지만, 가볍게 기분전환 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양현종은 "야수 느낌을 알아보는 데도 도움된다. 그리고 야수 파트 코치님들과 이야기할 기회다. 코치님들이 외야에서 타구를 쫓아가는 게 순발력에 도움이 된다고 하셔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효과도 있다. 팬 서비스와 훈련 보조 스태프에 대한 배려다.
KBO리그 최고 스타인 양현종이 외야에서 수비훈련을 소화하자 일찍 야구장에 입장한 팬들은 그를 보기 위해 펜스 쪽으로 삼삼오오 모였다.
양현종은 한 번씩 공을 모아 팬들에게 던져줬다.
본인은 "아무것도 아닌 행동"이라고 말했지만, 프로 스포츠의 뿌리가 팬임을 생각하면 의미는 작지 않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바로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대신 3루 부근에서 불펜 포수 등 훈련 보조 스태프와 음료수 내기 공던지기를 했다.
양현종은 "항상 불펜 포수들이 내 공을 잡아줘서 고마운 마음이 있다"면서 "이렇게 이야기도 하고, 음료수라도 전하기 위해 수비훈련을 나가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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