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광역의원 모임서 강연…"행정부의 장으로서 책임 통감"
"트럼프와 골프 라운딩 중 '北에 대량파괴 무기 폐기 압박해야' 호소"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오자마자 각종 스캔들의 책임을 관료들의 탓으로 둘리는 한편, 개헌 추진에 대한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다.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0일 미국에서 돌아온 직후 도쿄(東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소속 광역의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연수 모임에 참석해 강연을 했다.
그는 모리토모(森友)학원, 가케(加計)학원 등 2개 사학재단과 관련된 사학스캔들, 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의혹, 자위대 장교의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폭언 등 아베 정권을 위협하는 악재들에 대해 고개를 숙이면서도 정치인으로서의 자신의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행정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흔들리게 하는 사태가 되고 있다. 행정부의 장으로서, 자위대의 최고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행정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총리인 내게 있는 만큼 새롭게 국민에게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사학스캔들의 경우 의혹의 핵심이 총리 자신이 사학재단에 특혜를 주는데 관여했다는 것이며, 재무차관의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서는 아베 내각의 부적절한 대응이 몰매를 맞고 있는데도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자신에게는 행정 책임자로서의 잘못만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책임지고 반드시 진상을 해명하겠다. 그리고 진지한 반성 위에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직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워 총리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잘못이 자신이 아닌 관료들의 '조직'에 있다는 것을 힘줘 말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스캔들에 쏠린 눈을 개헌 논의로 돌리는 데 힘을 썼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행사에서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에 의욕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행사에서는 자민당이 지난달 발표한 당 차원의 개헌안을 소개하는 순서가 마련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의 고문변호사는 행사에서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등과 관련해 "언론이 고의적으로 소개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언론 보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납치 문제에 대해 협력하겠다고 약속해줬다"며 미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을 하던 중 대북 대응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김정남 씨를 화학무기로 암살했다고 소개하며 북한의 대량파괴 무기의 폐기를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고 소개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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