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생활 탈출하도록 정부가 데려와야" vs "안보에 위협"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네덜란드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나 이라크로 건너간 부모를 따라갔거나, 현지에서 태어난 네덜란드 국적 어린이들을 데려와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마르그리테 칼베르보에르 어린이 담당 민원담당관은 지난 19일 시리아 캠프에 있는 네덜란드 어린이들을 네덜란드로 데려올 것을 네덜란드 정부에 요구했다고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대(對)테러·안보조정관에 따르면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의 분쟁지역에 있는 네덜란드 국적의 어린이는 약 14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이 가운데 네덜란드와 연관이 있는 30명 이상의 어린이는 전투지역 밖에서 생활하고 있고, 일부 어린이들은 시리아에 있는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베르보에르 담당관은 "(정부가 분쟁지역에 있는 네덜란드 어린이를 데려오기 위해)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아동권리에 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네덜란드는 이 어린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권한 내에 있는 모든 일은 다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리아의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네덜란드 어린이들은 끔찍한 여건 속에서 온갖 험한 일을 겪으며 생활하고 있다며 네덜란드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칼베르보에르 담당관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는 네덜란드 어린이들이 머무는 분쟁지역의 불안정한 상황 때문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가까스로 현지의 네덜란드 대사관에 온 엄마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여성들은 캠프를 떠나는 게 허용되지 않아 대사관에 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자신이나 아이들에 대해 입증할 서류도 거의 없다고 칼베르보에르 담당관은 전했다.
그러면서 칼베르보에르 담당관은 이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유럽연합(EU)이나 유엔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월 네덜란드의 법무치안부 장관은 네덜란드 출신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아이들을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데려오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립여당도 이 문제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지난해 대테러·안보조정관은 시리아나 이라크의 분쟁지역에서 돌아오는 네덜란드 아이들이 국가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들을 데려오는 것을 반대했다.
대테러·안보 조정관은 당시 보고서에서 "이슬람 나라로 선포된 곳에서 사는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이슬람의 올바른 의미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죽여야 한다고 교육받고 있다"면서 "이들은 어려서부터 극단주의 가치를 배우는 것은 물론 개종하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이와 같은 주장의 근거로 내세웠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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