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연방, 엘리자베스 여왕 이을 차기 수장에 찰스 왕세자 내정

입력 2018-04-21 00:33   수정 2018-04-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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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연방, 엘리자베스 여왕 이을 차기 수장에 찰스 왕세자 내정

여왕 요청에 캐나다 총리 등 지지의사 밝히면서 회원국 전체 동의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과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 53개 국가가 속해있는 영국 연방(Commonwealth·이하 영연방) 차기 수장에 찰스 왕세자가 내정됐다고 20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AP 통신 등 다수 언론이 보도했다.
영연방 53개 회원국 정상은 이날 런던 인근 윈저 성에서 비공개 회의를 갖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후계자와 관련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1949년 현재 형태로 자리 잡은 영연방은 여왕의 부친인 조지 6세와 여왕 등 두 명의 영국 왕이 수장 자리를 맡아왔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왕좌로 오른 1952년부터 영연방 수장을 같이 맡고 있다.
영연방 수장은 상징적인 자리로 세습되지 않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후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이를 자동으로 승계하지는 않는다.
영국 야당인 노동당은 21세기인 만큼 영연방 수장 자리는 영국 왕실이 아닌 회원국에서 돌아가며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 이어 엘리자베스 여왕이 직접 수장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이 동조하면서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끌어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재임 기간 대부분의 회원국들을 방문하면서 영연방의 결속을 다져왔다.
찰스 왕세자는 그동안 환경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온 만큼 영연방 수장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연방의 많은 회원국들이 카리브해와 태평양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인 만큼 해수면 상승, 갈수록 거칠어지는 폭풍, 글로벌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민감하다.
영연방 내에서 해양보존 문제는 사이버 안보, 무역 등과 함께 어젠다 우선순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영국은 2년 마다 열리는 영연방 정상회의를 통해 브렉시트(Brexit) 이후 회원국들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20년 만에 런던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의는 그러나 직전에 터진 '윈드러시 세대(Windrush generation)' 강제추방 논란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인도 제도에서 영국으로 넘어온 이른바 '윈드러시 세대'는 최근 영국이 이민 관련 정책을 강화하면서 강제 추방되거나 의료 등 공공서비스 혜택을 상실할 위기에 몰렸다.
이들은 이미 1971년 이민법에 따라 영주권을 부여받았으나 행정적 부주의 등으로 인해 여권이나 시민권을 정식으로 발급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
'윈드러시 세대'의 조국인 카리브 해 지역 정상들은 이번 영연방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해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문제 해결을 요청했고, 메이 총리와 앰버 루드 내무장관이 사과와 함께 대응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수년 전 영국 공무원들이 '윈드러시 세대'의 거주자격을 증명할 수 있는 입국신고서 수천장을 폐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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