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에 권고…정치인에 '특권 내려놓기'도 주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톨릭계가 오는 10월 선거에서 부패에 연루된 정치인을 지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던졌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가톨릭주교협의회(CNBB)는 전날 신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올해 선거에서 부패 정치인들에게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2018 선거: 약속과 희망'이라는 제목의 이 메시지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상파울루 주 아파레시다 대성당에서 열린 CNBB 총회를 맞아 발표됐다.
CNBB는 또 "자신의 특권을 위해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면서 정치인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NBB는 지난 2010년 반부패법 제정을 위한 청원을 주도해 160만 명의 참여를 끌어냈으며, 같은 해 6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부패 연루 정치인의 출마 자격을 제한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0월 12일 아파레시다 대성당에서 열린 '검은 성모상' 발견 300주년 기념 미사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절망이 우리를 낙담하게 할수록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가톨릭 신자들에게 부패와 맞설 것을 촉구했다.
브라질 사회에 만연한 부패 관행을 끊어내려는 노력을 주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나오자 기념 미사에 참석한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을 향해 야유가 쏟아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같은 달 21일 로마에 있는 브라질 신앙 공동체 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브라질에서 벌어지는 부패 스캔들에 맞서 성직자들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 브라질은 역사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거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거대한 사회문제와 부패 스캔들 때문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면서 "이들을 치유하는 것이 희망의 신호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10월 7일 대선과 주지사, 연방 상·하원 의원, 주 의원을 뽑는 선거가 시행된다.
대선과 주지사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0월 28일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 의원 선거에서는 최다 득표자가 무조건 승리한다. 연방상원은 전체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을, 연방하원은 513명 전원을 새로 선출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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