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른 시일 내 신속하고 열의 있는 입장 표명해야…각국 이번 기회 붙잡아야"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북한이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하자 중국 주요 관영 매체들이 관련 소식을 신속히 전하며 "정치적 대사건"이라고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조선중앙통신의 관련 보도를 속보로 긴급 타전한 뒤 발표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통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오는 21일부터 어떠한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또 북한 북부 핵실험장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북한은 또 핵 위협과 도발을 받지만 않는다면 북한이 절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며 "국가의 역량을 경제 발전에 집중하고, 주변국과 국제사회와 적극적이고 긴밀하게 대화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중앙(CC)TV도 이날 아침뉴스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의 새 전략 노선을 선포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조치에 대해 "정치적 대사건"이라고 보도했다.
CCTV는 특히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도발을 중단하고, 인민 생활 수준 향상에 집중하고, 주변국과 대화를 중요하게 여기겠다고 밝힌 점을 강조했다.
또 평양 주재 특파원을 현장 연결해 북한의 발표 내용을 항목별로 자세히 소개했다.
CCTV는 이와 함께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핫라인 개설됐다는 소식과 오는 27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북한의 조치는 매우 좋은 소식이자 한반도가 평화와 안정으로 가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호평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만약 각국이 효과적으로 서로 협동하고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면, 장기간 혼란스럽던 한반도 정세가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과 일본, 서방 국가들은 오랫동안 북한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로 대하였다"면서 "그러나 이제 와 보니 북한의 경제 건설과 평화 발전에 대한 소망은 진정성 있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먼저 어떠한 핵·미사일 활동에 대해 중단을 선언한 것은 냉전의 잔재를 철저히 몰아낼 중대한 기회"라며 "각국은 이번 기회를 확실히 붙잡아 확실하게 정세를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또 북핵문제의 당사국인 미국에 "이른 시일 내 신속하고 열의 있는 입장을 표명하길 바란다"면서 "한반도 정세 호전을 공고히 하는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실질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 또는 훈련 횟수와 규모 감축 등이 있다"면서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이외에 한미일의 독자제재 중단을 선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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