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 보험사에 군침…ING생명 인수 3파전 되나

입력 2018-04-22 07:01  

KB·신한·하나, 보험사에 군침…ING생명 인수 3파전 되나
금융그룹 비은행 부문 강화 위해 M&A 의사 연이어 밝혀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김경윤 기자 = KB, 신한에 이어 하나금융그룹도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표명함에 따라 올해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뜨겁게 달궈질지 주목된다.
금융그룹들이 주력 분야인 은행업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비(非)은행 분야에서 M&A를 통해 '몸집 키우기'를 꾀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0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차 연 컨퍼런스콜에서 보험사 인수 의향을 밝혔다.
곽철승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쟁사와 차이가 비은행 부문에서 나타나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M&A 기회가 있다면 증권이 됐든 보험사업이 됐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정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뜻이 있음을 밝힌 것은 최근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ING생명과 MG손해보험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하나금융의 이런 언급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없다.
ING생명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근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MG손해보험은 대주단이 대출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으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중 ING생명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중견 생명보험사로, 매물로서 충분한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와 신한금융도 보험업권 M&A에 관심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김기환 KB금융[105560]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19일 콘퍼런스콜에서 "보험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11월 "생명보험이 취약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보강했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영웅 신한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은 20일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사업라인 중 약한 부분을 어떻게 보강할지, 글로벌 분야에서는 어떤 전략으로 확대할지 보고 있다"며 보험업계에 관심을 간접적으로 표명했다.
신한금융의 포트폴리오에서 취약한 분야로 보험이 꼽히고 있어서다. 신한금융은 경쟁사인 KB금융과 달리 손해보험사가 없다.
3대 금융그룹이 이같이 보험업권 M&A에 의사가 있음을 밝힘에 따라 ING생명의 주인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ING생명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는 KB금융이 손꼽힌다.
김 CFO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ING생명도 잠재 인수 타깃 중 하나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으나 업계는 의례적인 수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 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을 맡았던 허정수 KB국민은행 부행장을 KB생명 사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이 본격적으로 생명보험 인수에 착수한 신호로 읽히는 배경이다.
KB금융이 LIG손해보험 인수로 '재미'를 톡톡히 본 점도 ING생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KB금융은 지난해 KB손해보험의 순이익 3천303억원과 공개 매수로 KB손보 지분 100% 취득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1천210억원이 더해지면서 신한금융을 제치고 1위 금융그룹이라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게다가 KB금융은 2012년에 ING생명을 인수하려다가 마지막에 무산된 전력도 있다.



신한금융도 ING생명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ING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천402억원을 거둬들였다.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하면 금융그룹 1위 자리를 탈환할 기반이 마련된다. 지난해 KB와 신한금융 간 순이익 차이가 3천940억원이었다.
단, 시너지와 인수가격이 걸림돌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생명이라는 중견 생보사를 가지고 있다. 비슷한 규모인 ING생명을 인수할 동기가 약하다. 신한생명과 ING생명을 합치더라도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의 아성에 도전하기는 어렵다.
KB금융과 다른 입장인 셈이다. KB생명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KB금융으로서는 ING생명을 인수하면 생명보험업의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ING생명의 인수가가 2조원을 넘어서는 점도 부담이다. 인수 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관례를 고려하면 인수에 들어가는 자금이 4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
우영웅 신한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이 "인수합병 전략을 전개하는 데 있어 오버페이(과도한 지출)를 하지 않은 선에서 성장을 담보하고 그룹 전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이 ING생명을 가지고 가면 하나금융으로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나생명은 금융그룹 계열사로서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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