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다양성 확대되나…논란 불씨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결정하며 한국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은 금통위원에 누가 임명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한은과 금융시장에 따르면 5월 12일 퇴임하는 함준호 금통위원 후임 인선이 본격 진행되고 있으며,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다음 달 초께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임명되는 금통위원은 은행연합회 추천 몫으로, 임기 4년간 이주열 총재 및 문재인 정부와 거의 같이 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금통위 구성 다양성 확대가 화두로 떠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금통위원 7명 가운데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대체로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경제학자로 너무 동질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 경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야 더 좋은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통화정책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과 소통이 중요해졌다는 견해도 있다.
이런 배경에서 현 정부에서 꺼리는 관료가 아니면서, 주로 학계 출신인 기존 금통위원들과 달리 금융 현업 경험이 있다는 조건에 맞는 거시경제 전문가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성남 전 위원에 이어 10여 년 만에 여성 금통위원이 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시장에서는 권구훈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전무, 여성인 임지원 JP모건 서울지점 수석본부장, 장재철 KB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업계에서 활동 중인 이코노미스트들이 많이 언급된다.
권 전무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도 근무했다
임 본부장은 서울대 영문과를 거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으며 1999년부터 JP모건에서 경력을 쌓았다. 김광두 부의장이 주도하는 새 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위원이기도 하다.
장 수석은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 워싱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8년간 근무한 뒤 씨티그룹에서 거시경제 분석을 총괄하다가 최근 KB증권으로 옮겼다.
이들은 그러나 민간 금융기관, 특히 외국계IB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불씨를 안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나 국제금융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감각이 좋고 금통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이점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통위원은 한국 경제 방향을 정하는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으며 그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금통위원은 한국 국적이어야 하고 재산공개도 매년 하고 있다. 최근엔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공직자로서 자세와 사명감이 강하게 요구된다.
이 밖에 학계에선 조성욱 서울대 교수와 이인실 서강대 교수 등 여성 교수 이름이 나온다. 조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현재 경영학과에서 기업지배구조 등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고 이 교수는 MB정부 때 통계청장을 지냈다.
이 밖에 은행 부행장 경력이 있는 경제학 박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은 총재 후보로도 거론됐던 전성인 홍익대 교수와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 등 역시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전해진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