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15세 소년 사망에 분노…EU도 '총격 자제' 촉구
이스라엘 국방장관 "소년 사망은 하마스 책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팔레스타인 10대 소년이 시위 도중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숨지자 이스라엘군의 과잉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중동특사는 이날 트위터에서 팔레스타인 소년의 사망과 관련해 "어린이를 항해 총을 쏜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믈라데노프 특사는 "가자지구의 어린이를 죽이는 일이 평화에 도움이 되겠는가? 그렇지 않다"며 "그것은 분노를 부추기고 더 많은 살인을 가져온다"고 우려했다.
이어 "어린이들은 폭력으로부터 보호받고 그것(폭력)에 노출돼서는 안 된다"며 "이 비극적 사건은 조사돼야 한다"고 적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일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의 보안장벽(분리장벽) 부근에서 반이스라엘 항의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모하메드 아유브라는 15세 소년이 포함됐다.
믈라데노프 특사의 트위터 글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고 전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피터 러너는 "가자지구에 가서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에 사람들을 장벽으로 보내는 것을 중단하게 해달라"며 반발했다.
이에 믈라데노프 특사는 "어린이를 향한 총격을 중단하라"며 이스라엘을 재차 비판했다.
2015년 임명된 믈라데노프 특사는 과거 불가리아에서 국방장관과 외교장관을 지냈고 유럽 의회 외교분과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유럽연합(EU)도 이날 성명을 내고 모하메드 아유브를 비롯한 팔레스타인인 4명의 사망과 관련해 "무슨 일이, 왜 벌어졌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이 비무장 시위대를 향한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자제하기를 촉구한다"며 "폭력과 인명피해의 추가적인 확대를 피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팔레스타인 소년의 사망을 하마스의 책임으로 돌렸다.
리버만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마스 지도자들이 소년의 죽음에 대한 유일한 장본인들"이라며 하마스가 여성과 어린이들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는 2006년 총선에서 승리한 뒤 이듬해인 2007년 가자지구에서 파타 정파를 몰아내고 독자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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