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협력 중소업체들 "IMF 때보다 힘들다…숨통 트여달라"

입력 2018-04-22 06:00  

GM 협력 중소업체들 "IMF 때보다 힘들다…숨통 트여달라"
중진공, 군산 지역 중소기업 간담회 개최



(군산=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위기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피부에 와 닿는 지원 정책이 없습니다.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주십시오."
지난 20일 전북 군산 자동차융합기술원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는 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인한 전북 지역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이 쏟아져 나왔다.
GM 협력사인 A사 대표는 "군산공장 폐쇄 이후 일주일에 하루 이틀만 공장을 억지로 가동하고 있다"며 "2014년부터 가동률이 줄기 시작해 GM 관련 매출이 200억원에서 최근 30억원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B사 대표는 "GM 올 뉴 크루즈 제품이 나온 지 1년밖에 안 됐다. 협력사들은 최소 4∼5년 유지될 줄 알고 관련 원·부자재, 완제품 재고를 쌓아놨는데 어느 날 갑자기 공장이 중단돼 재고 부담이 상당히 크다"며 "군산공장하고만 거래하던 업체는 거의 문을 닫을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위기 지역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달라지거나 피부에 와 닿는 것이 별로 없다"며 "근로자 휴업급여나 여러 지원제도로 기업들이 잠깐 연명할 수 있을진 몰라도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 자신은 IMF 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느낀다"며 "하루속히 예산을 증액해주든지 다른 지역 또는 다른 용도 예산을 이쪽에 돌려줘서 어려운 업체들 숨통 좀 트여달라"고 말했다.
협력업체들은 신속한 예산 집행과 지역 업체들의 업종 전환 지원, 공장 가동 유지를 위한 다른 기업 납품 시스템 마련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섬유제조업체인 C사 대표는 "지난해 BYC의 국내 생산 중단 등으로 전북 지역 섬유산업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섬유산업 업체들이 일정 부분 국내 생산을 하도록 쿼터제를 도입해달라"고 말했다.
산업용 프린팅 필름 제조업체인 D사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비용 부담이 늘어난 기업들의 자금 유동성을 위해 정부가 은행 여신을 과감히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은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예산을 군산 지역에 우선 배정할 예정"이라며 "처리 기간 단축, 지원대상 확대, 융자 제한조건 완화 등으로 신속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로자 생활 안정, 직업훈련, 교육 등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예산도 마련하고 있다"며 "특히 지역산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미래 산업 육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군산을 포함한 전북 지역을 자율주행차·전기차 같은 미래차 특성화 지역으로 탈바꿈하는 방안도 돌파구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간담회에 앞서 군산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를 방문했다.
GM 협력사인 W사는 GM 군산공장 매출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몇 년 전부터 글로벌 지엠 수출을 확대하는 등 매출처 다변화를 모색해왔다. 2005년 설립돼 직원 85명 규모의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97억원을 기록했다.
W사 대표는 "2015년 매출 가운데 한국 GM 비중은 77%에 달했지만, 신규 거래처 확보를 통해 그 비중을 차츰 줄여 지난해 56%까지 줄였고 2019년에는 2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gatsb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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