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시민행동' 주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성차별·성폭력 끝장내자.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시민·여성단체 연대체인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하 '미투 시민행동')이 21일 저녁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통해 성차별·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는 연극인, 학생, 학부모, 교수 등 각계각층이 발언대에 올라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했다.
연극인 임인자 씨는 권력적이고 폭력적인 문화 속에서 성폭력을 묵인하고 수긍해왔던 과거를 반성하면서 연극계 내 성폭력 피해자들과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임 씨는 "그동안 연극인들이 눈물로, 행동으로 피해자들과 연대해왔지만, 가해자들이 숨을 죽이고 지금 이 순간 돌아오고 있다. 피해자들에게 잘못이 덧씌워지고 가해자들은 이것을 이용하고 있다"며 "연극인들은 끝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해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는 '서울대 H교수 사건해결모임'의 이예인 씨는 "피해자들이 공동체를 떠나는 동안 교수는 교수라는 이름으로 대학에 남아있고 월급을 꼬박꼬박 받아내고 있다"며 "폭력을 폭력으로 보지 않는 권위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구조, 학생들의 파면요구를 권력으로 짓누르고 피해자와 문제 제기자들은 두려워하는 이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모임에서도 연대를 표명했다. 민주사회를위한교수협의회의 박정직 사무처장은 "성희롱·성폭력으로 고통받고 상처받은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가해자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일에, 모든 교육현장에서 성차별·성폭력 없는 문화는 만들고 실천하는 일에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피해자를 지지하는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이날 행사에 보낸 발언문을 통해 "피해자는 숨어서 두려움에 떨고 가해자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서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2차 가해가 피해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한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 김지은 씨와 수많은 피해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피켓을 들고 '성차별·성폭력 끝장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학로 일대를 행진하고 성균관대 앞에서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의 조속한 해결과 성평등 문화정착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미투 시민행동'이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라는 이름으로 연 이날 집회는 서울 외에도 광주, 전주, 대구, 김해, 포항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동시에 열렸다.
'미투 시민행동'은 이날 본 행사에 앞서 성평등개헌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였으며, 미투운동 1만인 지지 선언 모집도 시작했다.
이들은 5월 15일까지 미투운동 지지 선언에 참여할 이들을 모집해 내달 17일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2주기에 맞춰 일간지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선언을 게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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