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실사보고서…"경영정상화 합의하면 2020년 흑자전환"

입력 2018-04-22 06:50  

한국GM 실사보고서…"경영정상화 합의하면 2020년 흑자전환"
'조건부 계속가치>청산가치' 잠정결론…노사 임단협이 최후 관문
GM 6조원·신차배정에 산은 5천억 신규투입…"세제혜택, 다른 방안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 문턱에 선 한국지엠(GM)이 최종 마련한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대량 실직 사태를 피하고 극적 회생을 이뤄낼 수 있다는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경영정상화 계획이 실행되면 한국GM은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최근 3년간 3조원의 적자를 냈던 것에서 오는 2020년부터 흑자로 돌아선다. 관건은 '데드라인'이 하루 앞으로 닥친 노사의 자구안 합의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지난달 초부터 한국GM 실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간보고서가 우리나라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달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부평공장에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만나 "실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판단 단계에 섰기 때문에 우리 몫의 일은 상당히 진전됐다"고 말했다.
실사는 한국GM의 '과거'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춰졌다. 결국 보고서에는 한국GM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한국GM을 법정관리로 보내 청산하기보다는 경영정상화를 도모하는 게 낫다는 의미"라며 "정상화 계획을 반영하면 한국GM의 가치는 플러스(+)"라고 했다.
다만 미국의 GM 본사가 공언한 한국GM 지원 계획, 그리고 지원의 전제 조건인 노사의 자구계획 합의가 이뤄져야 한국GM의 영속성이 보장된다는 '조건부' 결론이다.

지원 계획은 27억달러(약 2조9천억원)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고 28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하는 한편 2개 신차를 배정하는 게 핵심이다. 산업은행은 여기에 맞춰 5천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미국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필요한 자금, 합리적 투자라면 그러한 '뉴 머니'(투입)에 대해서는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GM 경영정상화는 결국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이 최대 관문으로 남겨졌다. 지난 20일로 제시됐던 임단협 데드라인은 오는 23일 오후 5시로 연장됐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GM의 계속가치가 크다는 실사 결과는 결국 노사 합의에 달린 것"이라며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는 한 정부도 손을 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GM은 23일을 더는 물러서지 않을 데드라인으로 삼았다는 게 한국GM 노사 협상에 정통한 인사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GM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극단적 상황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 인사는 전했다.
GM 입장에서 한국GM은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는 사업장이다. 굳이 고비용 구조의 강성 노조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는 게 협상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한국GM 노조로서도 생산 차종과 인력 사정이 다른 부평·창원공장과 군산공장의 내부적인 입장 차이가 임단협 교섭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이자 채권단 대표로서 구조조정의 키를 쥐었던 금호타이어나 STX조선해양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한국GM에 대해서도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게 정부와 산업은행의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대주주 책임, 이해관계자 고통 분담, 지속 가능한 경영정상화 등 정부가 밝힌 구조조정 3대 원칙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며 "이면 합의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zhe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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