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구종으로 삼진 2개씩' 류현진, 팔색조 매력 발산

입력 2018-04-22 13:25   수정 2018-04-22 13:50

'4개 구종으로 삼진 2개씩' 류현진, 팔색조 매력 발산

직구, 커터, 체인지업, 커브 비슷한 비율로 구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상황에 따라 '주 무기'를 바꾸는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매력이 한껏 드러난 경기였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3승째를 따냈다.
다양한 구종을 정확하게 던지는 '팔색조' 류현진을 상대한 워싱턴 타선은 단 한 개의 장타도 만들지 못했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브룩스 베이스볼이 분석한 이날 류현진의 구종별 구사율은 직구 28.09%(25개), 컷패스트볼 29.21%(26개), 체인지업 23.6%(21개), 커브 17.8%(16개), 슬라이더 1.12%(1개)였다.
직구,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구속과 휘는 방향이 다른 4개 구종을 비슷한 비율로 던졌다.
구종별 위력도 대등했다.
삼진을 잡은 승부구 분포가 이를 증명한다.
류현진은 직구, 커터, 체인지업, 커브로 2개씩, 총 8개의 삼진을 잡았다.
워싱턴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로 몰리면 류현진의 4개 구종을 모두 머릿속에 두고 싸워야 했다. 당연히 '수 싸움'에서 류현진이 앞섰다.
류현진은 1회 하위 켄드릭에게 시속 122㎞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회 마이클 A. 테일러에게는 커브와 커터로 카운트를 잡은 뒤 시속 146㎞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느린 공 뒤에 날아오는 시속 140㎞ 중반의 공은 타자들에게 더 빠르게 느껴진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윌머 디포를 상대로 시속 141㎞의 날카로운 커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4회가 삼진 쇼의 백미였다.
류현진은 맷 위터스를 체인지업으로, 테일러를 직구로, 디포를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했다. 세 타자 모두 2스트라이크에 몰리자 류현진의 공을 따라가기에 바빴다.
5회 스티븐 스트래즈버그를 시속 121㎞의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6회 모이세스 시에라에게 시속 141㎞ 커터를 구사해 이날 8번째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전까지 치른 3경기에서 류현진은 직구 28.52%, 커터 23.05%, 투심 16.02%, 커브 16.41%, 체인지업 14.06%, 슬라이더 1.95%로 투구를 채웠다.
류현진의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90.03마일(145㎞)로 메이저리그 평균인 92.7마일(149㎞)에 미치지 못한다. 직구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류현진은 커터와 투심 등 무빙 패스트볼과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돌파구를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커터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고, 회전수를 늘린 커브의 위력도 배가됐다.
류현진은 매년 구종 구사율을 바꾸며 타자에게 낯선 투수로 진화해왔다.
2006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 입단하며 팀 선배 송진우, 구대성에게 서클 체인지업을 배웠고 KBO리그를 평정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해 체인지업 구사율을 22.47%로 높이며 빅리그 무대에 연착륙(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했다. 당시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59였다.
2014년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303으로 치솟자 커브와 슬라이더 비중을 높여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거뒀다.
2015년 어깨 수술 후 길고 지루한 재활을 겪은 류현진은 2017년 컷패스트볼을 무기로 재기(5승 9패 평균자책점 3.77)에 성공했다.
2018년의 류현진은 또 다르다. 직구, 커터, 체인지업, 커브의 구사율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매 경기 다른 투구를 한다.
탁월한 감각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은 과감함이 류현진을 '괴물 투수'로 만들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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