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민 중 박항서 감독 모르는 이 없을 것"
한국과 1-1 무승부…열광의 도가니 된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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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이 불고 온 '축구 한류'가 수원을 덮쳤다.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수원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는 베트남 축구팬들이 대거 몰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수원엔 빗줄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베트남 국기가 새겨진 응원 티셔츠를 입고 온 베트남 축구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경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우비를 입은 베트남 축구팬 수십 명은 경기장 인근에서 응원전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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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만난 베트남 축구팬 테이(31)씨는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데 경기를 보기 위해 친구들과 지하철을 타고 왔다"라며 "한국에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오늘 경기에서 베트남을 열렬히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을 아는지 묻는 말엔 "베트남 국민 중 박 감독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1층 양쪽 지정석에 모여 앉은 베트남 축구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응원을 펼쳤다.
한국 축구팬보다 베트남 축구팬들이 훨씬 많아 마치 베트남의 홈 경기를 보는 듯했다.
베트남 선수들은 응원 소리를 의식한 듯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전반 5분 베트남 레민빈은 왼쪽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는데, 공은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경기장엔 베트남 관중들의 탄식 소리가 메아리쳤다.
이후 경기는 한국 대표팀이 주도했다. 전반 12분 고준희가 선취 골이 터졌고, 이후 쉼 없이 총공격에 나서며 베트남 골대를 위협했다.
그러나 베트남 관중들은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간간이 베트남의 역습이 나올 때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크게 들썩였다.
베트남의 응원전은 전반 36분 념마잉중의 동점 골이 터지자 극에 달했다.
박항서 감독은 전반전 하프 타임 때 박지성 JS 파운데이션 이사장과 사인볼을 나눠줬는데, 베트남 축구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박항서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다.
국내 청소년 국제대회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날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전력 열세를 딛고 한국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수들은 경기 후 관중을 향해 뛰어가 감사 인사를 했고, 베트남 관중은 국기를 흔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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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
베트남 U-23 대표팀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의 준우승을 지휘했다. 베트남의 전체 연령별 축구대표팀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베트남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거리응원을 연상케 할 만큼 온 나라가 들썩였다.
박 감독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3급 노동 훈장을 받는 등 베트남의 축구영웅이 됐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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