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합의 유지 촉구 "플랜B는 없다"…"푸틴에 약하게 대하면 안 돼"
"트럼프와 나는 매우 특별한 관계…둘 다 기성체제의 이단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모든 사람을 향해 전쟁한다면…이건 아니다.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이 날 미국 폭스뉴스와 영어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신(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어디에 있는가. 중국을 향해서도, 유럽을 향해서도 무역전쟁을 하고 시리아에서도 전쟁하고 이란에 대항해서도 전쟁도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맹이다. 동맹들과 무역전쟁을 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한시 면제 조치가 다음 달 1일 만료되는 것을 두고 거듭 압박에 나선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를 압박하고 있는 이란 핵협정(JCPOA)과 관련해 "합의가 폐기되면 '플랜B'는 없다"면서 "나도 이란 상황에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더 좋은 선택지가 없는 한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자는 게 내 주장"이라며 합의 유지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는 게 (핵·미사일을 개발해온) 북한 같은 상황보다는 낫다"고 부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합동작전'으로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에 맞서 보복 공습을 한 것을 거론, "우리는 전쟁 후에 새로운 시리아를 건설해야 한다. 미국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이유"라며 미군의 시리아 조기 철군 방침도 만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또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스캔들을 거론, 푸틴 대통령에 대해 "그는 강하고 똑똑하지만 순진하게 속지 마라. 그에게는 늘 민주주의에 대한 개입 문제가 따라다니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약하게 대해선 안 된다. 우리가 약하게 하면 그는 그걸 이용한다"고 경계했다.
이어 "그는 가짜뉴스를 양산했으며 선전선동에 강하다. 그의 나라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민주주의를 허물기 위해 어디에서나 개입한다"며 "그는 독재자이며 위대한 러시아를 원하는 강력한 대통령이다. 소수자들과 반대자들에게 극도로 강경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나는 그를 존중하고 그에 대해 잘 안다"며 "여러 이슈에 대해 의견이 다르지만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우리는 매우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 둘 다 기성체제에 대한 이단아"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와 나의 당선은 미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우리 둘 다 고전적인 의미의 정치체제 구성원들은 아니다"라며 "테러리즘과 싸우는 일을 비롯해 우리는 매우 중요한 이슈들에 있어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리라 의심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외국 정상이 미국을 국빈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방미 기간 의회에서 연설도 할 예정이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