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천여명 동원, 주민들 차량 2대에 PVC관으로 팔 연결해 저항
국방부 "장병 생활여건 개선 위해 더는 미룰 수 없어"
(성주=연합뉴스) 박순기 손대성 최수호 기자 = 경찰이 23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입구에서 주민 강제해산에 나섰다.
경찰은 3천여명을 동원해 이날 오전 8시 12분부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기지 내 공사 장비 반입을 반대하는 주민 200여명을 강제해산하며 주민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10여명은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9시10분 현재 주민 20∼30여명이 차량 2대 안팎에서 경찰에 맞서고 있고, 나머지 170여명은 도로 밖으로 연행됐다.
주민은 경찰 강제해산에 들어가자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PVC(폴리염화 비닐) 관에 서로 팔을 넣어 연결한 후 "팔과 팔을 원형 통으로 연결했다. 경찰은 강제진압 때 주민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외쳤다.
또 알루미늄 봉으로 만든 격자형 시위도구를 경찰에 압수당하자 몸에 녹색 그물망을 덮어씌운 채 경찰에 맞섰다.
차량 2대로 다리 입구를 막아 경찰 진입에 맞설 준비를 하기도 했다.
강현욱 소성리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이 사태로 몰고 간 것은 결국 국방부이고 앞으로 있을 모든 책임도 평화협정을 앞둔 시점에 무리하게 사드기지 공사를 강행하는 국방부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4명이 나와 양측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상황을 지켜봤다.
경찰은 앞서 사드반대 단체 회원과 주민 등에게 경고 방송을 수차례 한 뒤 강제해산을 시작했다.
진밭교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국방부는 "현재 시급한 성주기지 근무 장병들의 생활여건 개선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어 경찰과 협조해 오늘부터 공사에 필요한 인력, 자재, 장비 수송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사드기지 마을에 경찰력을 투입한 것은 지난해 3차례이고 올해는 두 번째다. 작년 11월 겨울 공사를 위해 장비와 자재를 반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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