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도 기후변화시대…자가조립관부터 친환경분해까지

입력 2018-04-23 11:12  

장례도 기후변화시대…자가조립관부터 친환경분해까지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기후변화가 장례 문화도 바꾸고 있다.


평생 플라스틱과 친숙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죽음을 맞아 친환경 장례를 점차 택하고 있다.
기존 화장과 달리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격히 적은 '알칼리분해법'(water cremation)을 동원하는 장례도 등장했다.
최근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장례엑스포'(funeral expo)에서는 직접 치장을 하고 만들 수 있는 '자가조립용 가구'(flat-pack) 형식의 관이 등장해 1등 상을 차지했다.
이 관은 플라스틱 등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이른바 '이산화탄소 중립'(CO2-neutral) 관이다.
많은 사람이 죽음을 맞아 장례를 치를 때 어떻게 하면 환경친화적 장례를 치를지 생각하게 되며 장례업계가 이런 요구를 수용해 환경친화적 장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장례업계 관계자는 "장례를 치르는 데 환경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회사는 플라스틱을 배제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 측면에서 볼 때 매장이 화장보다 낫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3분의 2 이상이 화장을 택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매장 공간이 점차 줄고 있다.
오는 2033년이면 매장할 수 있는 곳이 아예 없어질 것이라는 게 영국 정부의 관측이다.
네덜란드에서는 묘소를 재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쉽지 않다.
기존 매장된 관이 '자연분해적'(biodegradable)이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매장된 관이 속히 썩어 내려야 새로운 관을 위쪽에 매장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장례업계 관계자는 "이전 사람들은 나무로 된 관을 만들 때 100% 나무 만을 사용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화학 처리가 된 나무 관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합성 접착제, 페인트, 고광택제 등 화학제품을 동원한다"고 지적했다.
장례업계에서는 화장의 경우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연분해적 처리가 환경에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더럼대 '죽음과삶연구소'(CDLS) 대표 더글라스 데이비스 교수는 "사람들이 먼지가 풀풀 나는 묘지보다는 촉촉한 숲 속에 매장되는 것을 원하는 추세"라며 "수목장은 삶과 활동, 희망이 함께 뒤섞여 있는 역동적인 장례 방식"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장례 콘퍼런스에 참여한 장의사 덴 돌더는 "더 많은 사람이 환경친화적 관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95세 된 어머니 장례를 화장으로 치른 파울라 켐퍼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 스타일로 만들고 장식한 관을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장례업계는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알칼리분해법 방식의 장례가 환경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과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알칼리분해법은 시신을 쇠로 된 관 안에 넣어 알칼리를 섞은 물로 액체화해 뼈만 남기고 나머지는 하수구로 내보내는 시신처리 방법이다.
하지만 이슬람 및 유대인들에게는 매장 만이 유일한 선택이다.
영국에서도 알칼리분해법 방식 장례는 아직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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