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60년사…남북관계 따라 중단·재개 반복

입력 2018-04-23 11:24   수정 2018-04-23 16:08

대북 확성기 60년사…남북관계 따라 중단·재개 반복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군 당국이 23일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중단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의 출발점은 군사정권 시절인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 전쟁을 중단하는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10년이 지난 1963년 5월 1일 군은 서해 쪽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처음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했다. 1962년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한 데 대한 대응 조치였다.
당시 최전방 지역에서는 북한군에 의한 우리 군 장병 납치와 상호 교전 등 크고 작은 충돌로 높은 수위의 긴장이 유지되고 있었다.
대북 확성기로 심리전을 계속하던 군은 1972년 11월 통일의 기본 원칙을 천명한 7·4 공동성명을 계기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도 남쪽을 향해 운용 중이던 확성기 방송을 멈췄다.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식고 1980년 9월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우리 군도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8년 만에 최전방 지역에서 남북간 확성기 방송이 오가게 됐다.
최전방 지역에서는 남북 양측의 확성기 방송 외에도 체제 선전 문구가 적힌 대형 전광판이 곳곳에 들어서고 탈영과 귀순을 부추기는 전단이 살포되는 등 치열한 심리전이 계속됐다.
이를 전면적으로 중단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6월 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였다. 이른바 '6·4 합의'를 통해 남북은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철거하기로 했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로 송출하던 심리전 라디오 '자유의 소리' 방송도 중단됐다.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하고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조사되자 군은 정부의 대북 제재인 '5·24 조치'에 따라 자유의 소리 방송을 재개했다.
2015년 8월에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를 우리 군 장병 2명이 밟아 중상을 당하는 지뢰도발 사건이 발생했고 군은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최전방 지역에서 충돌 위험이 커지자 남북은 고위당국자 접촉을 통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포함한 이른바 '8·25 합의'를 도출했고 확성기 방송은 보름 만에 중단됐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시작한 것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인 2016년 1월 8일이었다. 당시 군은 이동식 확성기를 처음으로 투입해 대북 심리전 강도를 높였다.
지난해에는 남북 화해를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으나 대북 확성기 방송은 계속됐다. 북한의 끊임없는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압박 조치였다.
그러나 국방부가 오는 27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적으로 중단함에 따라 확성기 방송은 2년 3개월 만에 다시 멎게 됐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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