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종전협상, 트럼프 행정부에 도전 야기할 것"

입력 2018-04-23 11:32  

"한국전 종전협상, 트럼프 행정부에 도전 야기할 것"
美의회전문지 '더힐', 주한 미군철수 등 많은 문제 걸려 있어 간단치 않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65년째 정전상태에 머물러있는 한국전쟁의 공식 종료는 한반도에 2만8천 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예기치 않은 도전을 야기할 것이라고 의회 전문 웹사이트 '더힐'이 22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적했다.
한국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이 의제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축복'이라고 환영했으나 북한이 과연 종전 대가로 무엇을 요구할지가 불분명하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보수계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아시아연구소의 딘 청 선임연구원은 "용어들이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분쟁의 종식은 북한의 입장에서 한미 동맹의 종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통령선거전에서 전쟁종식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온 문재인 대통령은 27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조약을 논의할 예정이나 미 워싱턴 일각에선 회담에서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에 회의적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공화, 테네시)은 평화조약 가능성에 대해 "첫 단계는 비핵화이나 이를 체제 보장의 유일한 메커니즘으로 간주하는 김정은에게 이를 포기하는 것은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북한이 비핵화 조건으로 오랫동안 요구해온 주한 미군철수 요구를 철회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북한이 더욱 광범위한 평화조약의 일환으로 미군철수를 추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청 연구원은 지적했다.
청 연구원은 "마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으로 공기가 이동하는 동물 풍선과도 같은 것"이라면서 "북한은 비핵화 조건으로 미군철수를 내세우지 않을 것이나 다른 조건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 연구원은 또 북한에 대한 제재 종식과 경제적 지원 제공, 미북 관계 정상화, 서울을 사정거리에 둔 북한군 야포 부대 유지 또는 한국군의 비무장지대로부터의 철수 등이 협상의 난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 연구원은 한편으로 천안함 폭침과 '버마 아웅산' 테러, 판문점 미군 살해 등 그동안 북한이 보여온 행동을 지적하면서 평화조약 이후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도 불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1994년 핵위기 당시 대북 협상 대표를 맡았던 로버트 갈루치는 북한이 오랫동안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나 국제사회로부터 합법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평화조약을 추구해왔다면서 그러나 평화조약이 미국의 희망리스트에서 최우선 순위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갈루치는 따라서 평화조약이 양측으로부터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또 평화조약에 따른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갈루치는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잘못 이해돼왔다면서 지난 1994년 협상 도중 북한 대표가 자신에게 "우리는 실제 남쪽으로부터 미군철수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음을 상기했다.
갈루치는 그러나 북한이 '체제 변화를 겨냥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한미합동훈련의 일부 변화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갈루치는 "전쟁종식은 사소한 것이 아니다"면서 "그것은 중요하고 좋은 것이나 어느 일방이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종류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종전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었다면서 이후 그 수준으로 결코 접근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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