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성 군수산업연구소 연구원 포섭사례 보도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의 개혁·개방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가운데 자국 개방 및 발전에 따라 간첩의 위협이 늘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23일 보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허난(河南)TV와, 허난일보 자매지 다허바오(大河報)의 보도내용을 인용해 첨단 지식과 네트워크를 가진 중국 과학자가 연루된 국가안보 사례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鄭州)의 한 군수산업연구소에서 첨단무기 개발에 종사하던 장젠궈(50) 연구원은 지난해 간첩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장 씨는 2011년 연구소의 제안으로 서구권 국가에서 1년간 연구하게 됐는데 현지에서 열린 학술행사에서 '잭'이라는 인물을 알게 됐다.
나중에 해당 국가 정보요원으로 밝혀진 잭은 중국 군수산업 정보를 제공하도록 장 씨를 포섭했다.
보도에선 해당 서구권 국가가 어느 나라인지 특정하지 않고 'M국(國)'으로만 언급했으나 미국을 가리키는 중국어 표현이 '메이궈'(美國)인 만큼 얼마든지 짐작이 가능하다.
정저우 국가안전국 관계자는 보도에서 "장 씨의 연구 분야는 미래무기 개발에 활용될 수 있고 중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 선도적 위치에 있다"며 "외국 정보기관이 장 씨를 포섭대상으로 삼은 이유"라고 말했다.
방송은 장 씨에게 M국의 한 군수산업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며 소개한 잭이 스파이웨어를 설치한 전자제품을 포함해 여러 선물을 권했고 이후 막대한 돈을 퍼붓는 '유료 자문 서비스'를 통해 장 씨로부터 민감한 정보를 넘겨 받았다고 전했다.
연구기간이 끝날 때가 되면서 장 씨는 딸의 해외유학을 원한다는 뜻을 전했고 이에 따라 소개받은 '캘빈'에게서 유학주선은 물론 장 씨의 그린카드(미국 영주권)까지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정보기관 요원임을 밝힌 캘빈과 잭은 장 씨에게 자신들과 함께 일하기 바라는지 물었고, 고민하던 장 씨는 이들의 제안에 응해 간단한 간첩 교육을 받고 귀국했다가 당국에 체포됐다.
베이징 소재 국제관계 대학에 있는 안보·정보 분야 익명의 전문가는 "중국의 발전·개방과 함께 간첩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군사·과학·정부 정보뿐만 아니라 일본같은 나라는 중국 사회, 천연자원, 일반인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reali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