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복에 번복 자중지란…유권자들 막장 공천 표본 비난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대구 동구청장 후보 공천이 오락가락하면서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23일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동구청장 공천 신청자 4명 가운데 권기일 후보를 단수 추천했다.
그러나 경선에서 배제된 후보 3명이 반발하자 10여일 만에 "중앙당의 요구"라는 이유로 기존 단수 추천을 철회하고 경선을 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다만 컷오프 형식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후보가 권 후보와 여론조사 경선을 치르도록 하는 방식으로 권 후보의 기득권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8∼19일 치러진 여론조사에서 공천에서 배제된 배기철 후보가 1위를 차지했고 이에 권 후보가 돌연 경선 불참을 선언해 공관위가 배 후보를 구청장 후보로 바꿨다.
그러나 공관위는 몇 시간 후 또다시 결정을 보류했다. 경선 불참을 선언했던 권 후보가 입장을 번복했다는 이유에서다.
권 후보는 22일 "아무 문제 없던 단수추천이 중앙당의 말도 안 되는 이유에 밀려 경선으로 변경돼 끝까지 투쟁할 생각이었으나 선당후사 정신으로 중앙공관위 결정에 따라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자 배 후보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구시당 공관위의 경선을 거쳐 동구청장 후보로 확정 의결됐기 때문에 추가 경선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해 또다시 자중지란에 빠졌다.
"권 후보가 경선 불참을 선언해 공관위에서 이미 공천이 확정됐는데 또다시 경선을 거론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으며 최악에는 법적 대응도 강구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구청장 공천을 두고 한국당 공관위에 이어 후보들마저 오락가락하자 일부 유권자들은 "막장 공천의 표본"이라며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이제는 대구시당이 아닌 중앙당 공관위가 직접 나서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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