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57분 남기고 극적타결…한국GM 협상 막전막후

입력 2018-04-23 18:33  

'데드라인' 57분 남기고 극적타결…한국GM 협상 막전막후
군산공장 폐쇄 결정 70일 만에…법정관리 코앞서 노사 양보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한국GM 노사가 23일 부평공장 노사대회의실에서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안에 잠정 합의한 순간, 시계 바늘은 오후 4시 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제너럴 모터스(GM) 본사가 법정관리행의 '데드라인' 시각으로 제시한 오후 5시를 불과 57분 앞둔 시점이다.
GM 본사는 애초 이달 20일까지 임단협 합의가 불발되면 경영 자금이 고갈돼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노사가 20일 합의안 도출에 이르지 못한 뒤 23일 오후 5시까지 교섭을 이어가겠다고 하자 한국GM 이사회는 법정관리 신청안 의결을 23일까지 유예키로 했다.
사실 GM은 20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개최한 이사회에서 법정관리 신청안 의결을 강행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때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의 요청으로 댄 암만 GM 총괄사장과 엥글 사장 간 콘퍼런스 콜이 이뤄졌다. 대화는 1시간 30분 넘게 이어졌다.
부평공장을 지역구에 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이 과정에서 이틀 동안 협상을 해보겠다고 해서 23일 오후까지 (데드라인이) 연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GM 노사는 데드라인을 약 사흘 연장했지만 연장 첫날인 21일에는 교섭 개시 25분 만에 회의가 중단되는 등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22일에는 제대로 된 교섭 속개도 못해 속절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며 팽팽하게 대립하자 금융권과 정부 관계자들도 중재와 압박에 나섰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1일 직접 부평공장을 찾아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산은이 한국GM을 살리기 위해 해온 작업이 무위로 돌아간다"고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막판 밤샘 협상도 이어졌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과 홍 의원은 22일 오후 8시부터 엥글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임한택 노조지부장과 밤새 '5자 회동'을 벌이며 의견 차이를 좁혔다.
이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던 군산공장 근로자의 고용 보장 문제에 대해 간신히 절충점을 찾았다.
희망퇴직 후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에 대해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시행하고, 무급휴직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상당 부분 이견의 폭을 좁히며 타결을 눈앞에 두는 듯 했지만 23일 교섭도 적지 않은 진통을 겪으며 오후 늦게까지 진행됐다.
노사는 이날 오전 5시 제14차 본교섭을 시작했지만, 교섭은 수차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선 합의를 봤지만 복리후생 삭감과 관련한 세부 항목에서 견해차가 컸기 때문이다.
'초읽기'에 몰리던 교섭은 결국 노조가 법정휴가, 상여금 지급방법, 귀성여비 및 휴가비, 학자금 등 일부 복리후생 항목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동의하면서 이날 오후 4시 3분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날 타결은 GM 본사가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 지 70일 만에 이뤄졌다.
홍 의원은 "오늘 합의는 한국GM의 미래를 여는 합의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한국GM이 조속한 시일 안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cham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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