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남편 심신미약 인정…징역 2년 6개월에 집유 4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안성준 부장판사)는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8)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 2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강서구 집에서 잠을 자던 아내 B(여·54)씨의 목을 조르는 등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에 따르면 평소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를 앓던 A씨는 잠에서 깨어 "나는 더 이상 안 돼"라며 자책했으며, 이 모습을 본 아내는 A씨에게 "이제는 우리가 정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이혼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아내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입을 틀어막고 목을 졸랐으며 수차례 주먹으로 가슴 부위를 때렸다. 또 비명을 듣고 깨어난 자녀들이 말리자 A씨는 흉기를 휘둘러 아내의 손에 상처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절대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엄중한 범죄"라며 "설령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해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 당시 A씨가 정신질환으로 의사결정과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점, A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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