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 교환대를 통해 보안기능이 부여되는 관용 전화가 아니라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일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안팎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의 한 선임 관리는 "대통령은 최근 휴대전화를 더 자주 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자유분방한 스타일로 취임 초기엔 휴대전화에 많이 의존했다. 그러나 보안에 취약한 개인 휴대전화를 쓸 경우 나타날 문제점을 지적한 참모진 의견을 받아들여 이후에는 백악관 유선전화를 주로 썼다.
특히 지난해 8월 라인스 프리버스에 이어 2대 비서실장으로 입성한 존 켈리 실장이 백악관 군기반장을 자처한 이후에는 더욱 그랬다.
그러던 것이 최근 켈리 실장의 '장악력'이 다소 약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습관이 다시 휴대전화 쪽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CNN은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공식 전화를 쓰면 켈리 실장이 통화내역을 사후에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를 쓰게 되면 켈리 실장의 인지 영역을 벗어나게 된다.
한 소식통은 "대통령은 자신이 누구와 통화하는지 켈리 실장이 알게 되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한 선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전화로 모든 계층, 모든 유형의 사람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면서 "최근 사적 전화가 늘어난 걸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내부 상황을 아는 세 명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수 주간 공화당 의원들과 휴대전화로 많이 통화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게이트 키퍼'로서 켈리 실장의 역할이 크게 위축됐다고 전했다.
켈리 실장은 전 부인 폭행 의혹이 제기된 롭 포터 전 백악관 선임비서관에 대한 인사검증 부실 논란에 휘말리며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이후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EPA) 청장 경질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었다.
이어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백악관에 입성한 뒤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체제를 만들면서 '켈리 패싱'이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재임기간 개인적으로 블랙베리 휴대전화를 사용했지만, 해당 전화에는 별도의 보안기능이 부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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