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시들기 쉬운 채소를 보다 신선한 상태로 수출하는 길이 열렸다.
농촌진흥청은 '혼합 선박 수출 수확 후 관리 기술'을 개발해 엽·과채류를 싱가포르까지 선박으로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수출된 품목은 싱가포르에서 수요가 많은 상추·시금치·깻잎·열무·풋고추·애호박 등 7종 총 1.2t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채소류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박 수송이 유리하다.
하지만 저장성이 비교적 좋은 배추나 무를 제외하면 선박 수출이 부진했다.
여러 품목의 엽채류와 과채류를 혼합 수송할 경우 쉽게 부패하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져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는 선박 수출이 어려웠다.
이번에 농진청이 적용한 수확 후 관리 기술은 채소를 수확한 뒤 예비 냉장을 거쳐 컨테이너 온도를 3℃에 맞추고 환기구를 5분의 1만 개폐하는 방식이다.
각 품목에 맞춰 포장 방법을 달리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풋고추는 진녹색을 띠고 단단해지는 시기에 거둬 저온장해를 막는 '식물휘발성 물질'(Methyl Jasmonate) 처리를 해 내포장 필름으로 포장했다.
애호박은 필름으로 소포장한 뒤 상자에 넣고 보온을 위해 알루미늄 필름 커버를 사용하는 등 품목별 적합한 포장 방식을 적용했다.
농진청은 지난달 28일 수확한 물량을 이달 1일 싱가포르로 수출한 뒤 11일부터 나흘간 현지 유통한 결과 수확 후 관리 기술을 적용한 채소가 수확일 기준 17일째까지 신선한 상태로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상품 가치를 유지한 채 엽채류와 과채류를 함께 선박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중·장거리인 싱가포르에도 선박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물류비도 항공 수출 대비 6분의 1 수준이어서 가격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농진청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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