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탈리아, 브렉시트 틈타 영국의 EU 작전권 '눈독'

입력 2018-04-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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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탈리아, 브렉시트 틈타 영국의 EU 작전권 '눈독'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스페인 남부의 로타 해군기지에서 23일(현지시간) 미니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상륙강습함 '후안 카를로스 Ⅰ' 이 동원된 군사훈련이 외교사절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시됐다.
미국 네이비실(해군 특전단)과 같은 스페인 특수전 부대가 참가해 해적에 납치된 선박을 구조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상륙강습함에서는 AV-8B 해리어 수직이착륙기가 엔진에서 큰 불꽃을 뿜으며 이륙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스페인군 고위 인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EU의 군사적 공백 문제를 지적하며 "우리 국방예산의 절반이 이곳에 있다. 이들 장비는 진정 임무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훈련은 스페인이 브렉시트로 EU 내에서 사라지는 영국의 군사적 역할을 대신하겠다는 의지를 알리기 위해 실시됐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마리아 돌로레스 데 코스페달 스페인 국방부 장관은 "이번 훈련이 EU가 어떻게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1년도 남지 않은 브렉시티 이후에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 소탕을 위한 영국의 EU 작전지휘권이 없어지는 만큼 스페인이 그 지휘권을 넘겨받겠다는 것이다.
또 로타 해군기지가 영국 노스우드의 EU 해적 소탕 사령부를 대신하도록 하는 등 스페인의 군사적 입지를 넓히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스페인은 프랑스와 공동으로 영국이 보유한 소말리아 해역 작전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지중해에서 EU 해군 임무를 지휘하는 이탈리아도 영국의 소말리아 해역 임무를 넘겨받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EU 관리들은 스페인과 프랑스가 영국의 소말리아 해역 작전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어느 나라가 영국의 역할을 대신할지는 다음 달까지 결정된다.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안보를 위해 일정 역할을 하기를 원하지만, 영국에 방위 임무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 EU의 입장이다.
'애틀랜타 작전'으로 명명된 EU의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임무는 올해 말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해적 문제가 여전해 임무 기간이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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