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월드컵 4강 주역 이영표(KBS)-안정환(MBC)과 입심 경쟁 예고
SBS "해설위원 제안했다"…축구협회 "비상근이라 개인이 결정할 일"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박지성(37)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 SBS로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 해설위원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으면서 수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S 관계자는 24일 "박지성 본부장에게 우리 방송의 월드컵 해설위원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접촉 중"이라면서 "박지성 본부장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SBS가 박지성 본부장의 해설위원 영입을 추진하게 된 건 월드컵 기간 지상파 3사의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단독 중계했던 SBS는 KBS, MBC와 함께 3사가 중계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인 차범근(65) 전 수원 감독을 간판 해설위원으로 내세웠지만 '족집게 예언'으로 화제를 모은 이영표(41) 해설위원을 앞세운 KBS에 밀렸다. MBC도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반지의 제왕' 별명을 얻은 안정환(42) 해설위원으로 맞불을 놨다.
SBS의 '박지성 해설위원 카드'는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이영표 해설위원의 아성을 허물기 위한 전략이다.
박지성 본부장이 SBS의 마이크를 잡는다면 한일월드컵 때 4강 진출 쾌거를 합작했던 옛 동지들이 뜨거운 입심 대결을 벌이게 된다.
박 본부장이 해설위원을 맡는 데 큰 걸림돌은 없다.
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 '비상근직'이어서 일정 범위 내 겸직을 허용하고 있어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박지성 본부장과의 계약서에는 협회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경우 겸직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면서 "러시아월드컵 기간에 협회 임원의 자격으로 맡겨진 특별한 업무가 없는 만큼 박 본부장 개인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본부장은 지금까지 SBS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본부장은 2014년 현역 은퇴 후 그 해 열린 브라질 월드컵 때 한국대표팀 경기를 분석하는 SBS 방송위원으로 잠깐 방송에 나선 적이 있다.
그러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SBS 해설위원 제안을 받고도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로 고사했다.
SBS는 박지성 본부장을 해설위원으로 영입할 경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뛴 높은 지명도와 국가대표로 A매치 100경기에 뛴 풍부한 경험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이영표 SBS 해설위원은 치밀한 분석에 강점이 있고,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방송 예능 출연으로 다져진 입심을 자랑한다.
SBS 관계자는 "해설위원을 제안한 만큼 박지성 본부장이 조만간 입장을 전해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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