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연구팀…카페인 과다, 기존 저체중아 출산 주장과 어긋나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임신 중 카페인 섭취와 소아기 체중증가 사이에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 중 일반적인 카페인 섭취조차 자녀가 3살이 되면 과체중이 되거나 유아기에 지나치게 키가 클 수 있는 만큼 임신부들은 카페인 섭취를 완전히 피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노르웨이 공공보건연구소(NIPH)가 2002년부터 2008년 사이 5만1천 명의 여성과 그들의 자녀를 조사한 것으로, 기존의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저체중아를 낳을 수 있다는 연구와는 맥을 달리하고 있다.
연구팀은 임신 22주에 작성된 음식 설문서를 토대로 하루 카페인 섭취량에 따라 '낮음'(0~49㎎)과 '보통'(50~199㎎), '높음'(200~299㎎), '매우 높음'(300㎎ 이상) 등 4개 범주로 분류했다.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의 경우 유산이나 제한적인 성장 가능성에 따라 하루 200㎎ 미만의 카페인 소비를 권장하고 있다. 카페인 함유량의 경우 필터 커피(filter coffee) 머그컵 한 잔은 140㎎, 인스턴트 커피 머그컵 한 잔은 100㎎, 차(tea) 한 잔은 75㎎이다. 밀크 초콜릿 바 50g 1개에는 약 10㎎이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또 출생 후 6주부터 8살까지 정기적으로 아동의 몸무게와 키, 체장(body length)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하루 차 한 잔에도 못 미치는 '낮음' 그룹의 여성에게서 난 아이들은 3살까지 과체중이 될 가능성이 약 11%였다. '보통' 그룹은 대략 12%, '높음' 그룹은 14%, '매우 높음' 그룹은 17%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중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유아기 아이들의 키가 너무 클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자궁에 카페인을 노출하는 것은 아이들을 과도한 성장 쪽으로 몰아갈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이번 연구와 관련, 키나 몸무게 측정이 엄마 손에 의해 이뤄지고, 과도한 체중이 근육이 아닌 지방의 증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척도도 없다며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또 상관관계가 낮아 과체중이 나타난 데는 카페인이 아닌 다른 요소들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NHS는 이번 연구 결과와는 다른 이유로 임신 여성들에게 카페인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NHS는 임신한 여성이 많은 카페인을 소비하면 저체중아를 낳을 수 있고, 이후에도 건강 문제를 부를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너무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면 유산을 부를 수 있다면서도 그 위험은 아주 적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NHS는 임신부의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2008년까지는 300㎎까지로 권고했으나, 200~299㎎을 섭취한 임신부의 자녀들은 자궁 내에서 성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2개의 연구 결과가 나온 뒤 권고량을 200㎎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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