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미룬 채 급여지급 늦추고 월급을 기부금으로 강제전환"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노동조합은 병원을 운영하는 재단이 사건의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고 25일 주장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화의료원지부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학교법인 이화학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책임이 있는 재단이 병원 쇄신과 회생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화의료원이 지난 9일 '교직원 일동' 명의로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의 작성 과정에 교직원의 실질적인 의견 수렴은 없었다"며 "의료원은 또 이대목동병원 소속 교직원 급여 지급을 늦추고 있고 임금의 기부금화를 종용한다"고 폭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의료원은 그간 선지급하던 2월 연말정산분을 올해는 일방적으로 지급 보류하고, 3월 급여일 당일에야 80%를 지급한 뒤 나머지를 분할 지급했다.
또 의료원이 앞으로 1년간 직원 급여의 20%를 일괄적으로 기부금으로 돌려 직원에게 주지 않고, 2020년부터 5%씩 4년에 걸쳐 주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한다.
의료원은 현금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이대목동병원 25년 역사에 병원 발전을 위한 재원 투자가 전혀 없었다"며 "이대목동병원 수익의 상당 부분이 마곡에 짓는 새 병원으로 전출됐고, 새 병원 건설 부채 이자비용까지 이대목동병원이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장 조합원들은 적정한 인력 확보, 정확한 업무분장과 책임, 안전시설과 장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재단인 이화학당은 신생아 사망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최종 경영 책임자가 아닌 그저 채권단처럼만 행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라도 이화학당이 전면에 나서서 의료원이 약속한 개선안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 확대로 경영과 운영의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화학당은 이화여대와 이대목동병원 등을 운영하는 재단이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9시 31분께부터 오후 10시 53분 사이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연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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