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리수용 주목…南 공식수행원 카운터파트들 포함 예상
김영철 통전부장·리선권 조평통 위원장·리용호 외무상·박영식 인민무력상도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남북정상회담에는 김 위원장의 측근뿐 아니라 북한에서 대외·대남정책을 다루는 핵심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3대 의제가 비핵화,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이라는 점에서 북측의 공식수행원 역시 남북관계와 외교분야 수장들이 포함될 공산이 크다.
남측 공식수행원들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의 업무상 카운터파트들이 상대역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할 인물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 곁에서 정치·외교 등 국정운영 전반을 관장하는 오른팔이자 파트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 2월 평창올림픽 때 임신한 상태임에도 직접 방한,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며 '한반도의 봄'을 연 당사자다.
지난달 초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 특사단을 면담한 자리에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철 대남담당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통전부장) 둘만 배석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친서를 받아 김영철 부장이 아닌 김 제1부부장에게 넘겨줘 눈길을 끌었다.
대남사업 수장인 김영철 통전부장은 당연히 북측 공식수행원에 포함될 핵심 멤버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였을 당시 눈에 들어 2009년 군 정찰총국장에 발탁됐고 2016년에는 아예 군복을 벗고 노동당의 대남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측근이 됐다.
김 통전부장은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가를 시작으로 김 위원장의 남측 특사단 면담·만찬,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 배석 등 정세 변화를 위한 북측의 주요 행보마다 모습을 드러내 관심이 쏠렸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협력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의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 극비 방북을 주선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서 원장의 파트너로 김영철 통전부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남북회담 북측 주무 부서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리선권 위원장도 회담에 배석할 가능성이 있다.
리 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과 함께 북측 고위급 대표단으로 평창올림픽 때 방한했다. 그 이후 남북관계를 여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 나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상대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는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도 이번 정상회담의 공식수행원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그는 김정은 정권 들어 비중과 역할이 대폭 늘어난 국제담당 당 부위원장과 신설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으로 대미·대중·대유럽·대일 등 북한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다.
이번 정상회담 의제 중에서 비핵화와 평화정착이 가장 중요할 뿐 아니라 향후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디딤돌이라는 점에서 리수용 당 부위원장의 회담 배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부터 로열패밀리의 집사 노릇을 하며 깊은 신뢰를 얻은 데다 풍부한 외교적 지식과 경험, 인맥을 갖고 있어 김정은 위원장에게 진솔한 조언을 할 수 있는 극소수 인사로 통한다.
리용호 외무상과 박영식 인민무력상(국방부 장관 격)도 이번 정상회담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남측 공식수행원에 포함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카운터파트여서다.
리 외무상은 차후 북미 간 다양한 비핵화 협상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타 공인 북한의 대표적 '미국통'인 그는 1990년대 초부터 핵 문제뿐 아니라 군축, 인권,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 대미외교 현안을 다루는 각종 협상에 핵심 멤버로 참여했으며 6자회담 경험도 풍부하다.
대미협상의 역사를 꿰고 있는 그는 북미정상회담과 이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전 과정에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며 협상을 이끌 주역으로 점쳐지고 있다.
인민군 대장 계급인 박 인민무력상은 김정은 집권 이래 현직에 가장 오래 머물러있는 군부 인사다. 2015년 6월께 임명된 뒤 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군 총정치국 조직 담당 출신으로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고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도 커 군 고위인사의 잦은 계급장 강등 처벌도 받지 않았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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