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근무 해소·렉스턴스포츠 인기에 들뜬 쌍용차 평택공장

입력 2018-04-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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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근무 해소·렉스턴스포츠 인기에 들뜬 쌍용차 평택공장
30년만에 주간 2교대 본격 시행…직원 만족도·생산성↑

(평택=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20년 넘게 했던 야간근무가 사라졌으니 낮에 여유 시간을 활용하려고 요리학원에 등록했어요. 이제부터 아내의 사랑을 더 많이 받아보려고요."
지난 24일 경기도 쌍용차[003620] 평택공장에서 만난 차체2팀의 조병호 기술수석(1985년 입사)은 주간 연속 2교대 시행 후 근로환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조 수석은 "무쏘 때부터 야간근무를 한 20년 했는데, 새벽에 일하는 게 너무 힘들었고 밤낮이 바뀌어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현장근무자 입장에서는 그저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25일 쌍용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일부터 평택공장 조립 1라인과 3라인에서 심야근무 없는 주간 연속 2교대(8+9시간)를 본격 시행했다.
1라인은 티볼리 브랜드를, 3라인은 렉스턴 브랜드를 생산한다.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으로 종전에 주야 2교대(11+9.5시간)로 운영되던 1라인은 심야근무가 사라졌다.
쌍용차 노사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정부 방침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근무형태 변경에 합의했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건 렉스턴 브랜드의 판매 호조 덕분이기도 하다.
물량이 많지 않아 기존에 주간 1교대로 운영되던 조립 3라인은 최근 들어 생산물량을 늘려야 할 상황이 됐다.
올 초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로 계약 수 대비 물량이 부족한 적체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렉스턴 스포츠는 누적 2만 대 계약이 이뤄졌고 이 중 대기물량이 1만 대가량 된다. 계약 고객은 실제 차량 출고까지 3개월가량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조립 3라인의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으로 연간 생산물량이 1만 대 이상 확대되는 만큼 빠르게 적체 문제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평택공장에서도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에 따른 직원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차체2팀의 경의석 기술수석(1986년 입사)은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로 적체물량이 많다"며 "고객에게 빨리 차를 전달하기 위해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 수석은 주간 연속 2교대를 하면서 늘어난 물량을 맞추느라 노동강도가 세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바뀐 근무형태에 적응하려면 3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면서 "아직 적응 기간이라 좀 힘든 부분이 있지만, 오래전부터 협의해왔던 것이라 큰 무리는 없다"고 답했다.
곽상환 차체2팀장은 "근로자들의 노동강도 부담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높이고자 설비 보완이나 작업 재편성 등을 통해 비효율적 생산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쌍용차는 100% 용접 자동화를 통해 고장력강 용접 품질을 강화했고, 금형 세팅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했다.
또 작업자가 하던 외관 부품 장착 공정을 기계를 활용한 자동화 방식으로 바꿨으며 차체 정밀도 관리를 위해 3차원 정밀측정기를 도입했다.
쌍용차는 이 같은 시스템 개선과 주간 연속 2교대의 본격 시행으로 평택공장 라인 전체의 생산성이 평균 7.6%가량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생산물량 증대와 맞물려 30년 만에 새로운 근무형태를 도입하게 됐다"며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와 생산성을 함께 높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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