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17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남교육연대는 25일 "창원국제학교는 특권층을 위한 귀족학교가 될 것"이라며 설립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경남교육연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외국교육기관 입학 제한 규정을 보면 창원국제학교에 입학 가능한 내국인 수는 684명∼1천120명"이라며 "이미 개교한 외국교육기관의 내국인 학생 비율이 2015년 기준 83.4%에 이르는 점을 볼 때 창원국제학교는 (내국인들을 위한) '12년제 외고'에 더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상되는 학비가 최소 연간 3천만원에 이르고 학생 1명이 1년 동안 생활하기 위해서는 1억 정도의 교육비가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며 "이런 교육비는 다양화라는 가치에 부응하는 게 아니라 극소수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창원국제학교는 국제화·다문화 교육의 허울을 쓰고 양극화를 조장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설립 배경에는 경제 논리가 깔렸다"고 꼬집었다.
경남교육연대는 "지난해 12월 창원국제학교 설립 투자협약에는 도와 창원시, 로얄러셀스쿨 뿐만 아니라 경남개발공사 사장과 주식회사 진해오션리조트도 참석했다"며 "경남개발공사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내 복합관광리조트 조성계획을 책임지는 기관이고, 진해오션리조트는 경남개발공사와 창원에 복합관광리조트 조성을 위한 민간 투자를 협약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남개발공사와 진해오션리조트 관계자가 참석한 것은 복합관광단지 조성계획의 일부로 창원국제학교가 진행되는 것임을 보여준다"며 "도교육청을 통해 확인한 문건에서도 창원국제학교의 순기능 중 하나가 경제자유구역 내 경기 활성화라고 돼 있어 이것이 어떻게 교육경쟁력에 기여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명목상 외국교육기관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경남교육감이 위임받을 수 있지만, 지도감독기관과 재정지원기관이 달라 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창원국제학교 건립에 필요한 400억원 중 절반은 로얄러셀스쿨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도와 시가 확보할 예정"이라며 "창원국제학교가 일부 부유층 자녀만을 위한 학교가 돼 공교육 붕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교육주권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k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