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비투자 효과 컸고 건설투자도 좋아…민간소비 나쁘지 않아
평창올림픽에도 도소매·음식숙박업은 마이너스 성장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수현 기자 =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성장률이 1%를 넘었다.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활발했던 결과로 보인다.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일단 순항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95조9천328억원(계절조정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1.1% 늘었다.
이는 금융시장이 예상한 1.0%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4분기 -0.2%에서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다.
작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2.8%다.
현재 성장세가 계속될 수 있다면 올해 한은이 전망한 연 3.0% 성장도 가능해 보인다.
한은 정규일 경제통계국장은 브리핑에서 "앞으로 분기 성장률이 0.77∼0.82% 사이에 있으면 3% 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해가 절반 이상 남아있어서 전망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성장세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견인했다. 건설투자도 호조였고 민간소비도 나쁘지 않았다.
설비투자 전기대비 성장률은 작년 4분기 -0.7%에서 5.2%로 뛰었다. 2016년 4분기(6.5%) 이래 5분기 만에 최고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기계류에서 기대 이상으로 많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4분기 -2.3%를 기록한 건설투자는 2.8% 성장했다. 이는 작년 1분기(4.2%) 이후 가장 높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며 취득세와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이 늘었다.
성장기여도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0.5%p(포인트)로 전기의 -0.4%p와 -0.1%p에서 크게 상승했다.
수출은 기계장비와 화학제품 등에서 주로 늘어나며 4.4% 증가했다.
기저효과도 있다. 지난해 장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조기통관을 많이 하면서 4분기에는 마이너스(-5.3%)를 기록했다.
수입은 천연가스와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5.5%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성장률이 0.6%로 4분기 만에 최저였다. 그러나 전년 동기대비로는 3.4%로 2016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공기청정기와 수입차 판매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소비는 2.5% 뛰면서 2012년 1분기(2.8%) 이후 24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선택진료비 폐지 등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병원 이용이 늘어나고 급여비 지출이 커진 영향이다.
지식재생산물투자는 0.2%로 2015년 2분기(-0.6%) 이래 최저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1.9%였고 건설업은 3.3%로 작년 1분기(4.8%)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0.9%로 전 분기 0.3%보다 개선됐다.
이 가운데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등은 0.9% 감소하며 작년 1분기(-1.3%) 이후 또다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중국 관광객 감소와 한파, 미세먼지 등 영향이 있었다.
정규일 국장은 "최저임금 영향은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효과로 서비스업에서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이 전기대비 4.1% 성장했다"며 "지출 측면에선 민간소비에서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및 임대는 2.7% 성장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대비 1.8% 증가했다. 석탄 및 석유류제품 수출품 가격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전기 -1.3%에서 플러스도 전환했다.
정 국장은 남북관계 개선 경제 효과를 묻는 질문에는 "여러 파급 경로를 통해 영향이 있는데 일단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돼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되는 데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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